“안 먹어, XX”…맥도날드 손님 갑질 피해자가 전한 당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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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4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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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드림 캡처.
보배드림 캡처.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차에서 주문하는 곳) 매장에서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에게 음식물이 담긴 봉투를 던지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인 가운데, 사건 당사자인 아르바이트생이 입을 열었다.

14일 오후 차량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안녕하세요 맥도날드 직원 본인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혼자 참고 넘기려고 했던 상황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려 제가 당했던 일을 세상에 알려주신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가족의 일인 것처럼 같이 화내고 걱정해주신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그는 11일 오전 10시부터 드라이브스루에서 제품을 챙겨 손님에게 제공하는 포지션을 맡았다. 사건 당시 손님은 '콜라 얼음 뺀 거랑 불고기 버거 4개'를 주문했다. 이에 주문을 받는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고객님 오전 10시 30분까지는 맥모닝 시간이라서 버거 주문은 어려우시고요. 앞에 메뉴판 보시고 머핀 중에 골라주세요"라고 했다. 이에 손님은 에그머핀 4개를 주문했고 주문을 받은 다른 아르바이트생이 "단품으로 4개 맞냐"라고 묻자 손님은 "네"라고 답했다.

이후 글쓴이는 손님이 제품 받는 곳으로 오자 콜라 먼저 줬고 에그머핀 4개를 봉투에 넣어 줬다. 이에 손님이 휴대전화에 찍힌 결제내역을 보여주면서 글쓴이에게 "세트 4개 주문한 거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글쓴이가 "고객님 콜라 얼음 뺀 거 하나랑 에그머핀 4개 주문하셨다"라고 설명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이후 손님의 표정이 안 좋고 혼잣말로 욕을 했다고 한다. 이에 글쓴이가 "모니터 확인하고 앞쪽으로 오신 거 맞냐"라고 하자마자 손님이 "안 먹어. 씨X"이라고 한 후 글쓴이에게 음식물이 담긴 봉지를 던지고 갔다.

글쓴이는 "맞자마자 고개가 획 돌아갔고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나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날 경찰서에 바로 갈 생각으로 CCTV를 돌려봤지만 제가 찍히는 각도가 아니었고 차량번호를 찍을 수 있는 CCTV는 너무 오래돼 화질이 좋지 않아 볼 수 없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넘어가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13일 부점장님께 연락을 받고 영상과 함께 올라온 글을 접하게 됐다. 원래는 진단서도 떼고 원본을 제가 받아서 직접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맥도날드 본사에서는 저를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했다. 현재 이 일을 법무팀에서 담당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글쓴이는 "사실 제가 겪은 일은 주위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런 경험담이 없어지기 위해 조금만 더 이런 일이 줄어들 수 있도록 주위에 저와 같은 친구들을 배려해달라. 저도 더 열심히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 저는 이 일로 아르바이트를 그만 둘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보배드림' 회원은 게시판에 '울산의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에서 있었던 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을 올렸다.

이 회원은 "(손님이) 앞 차량이 주문한 제품을 받고는 아르바이트생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받은 제품을 아르바이트생 얼굴에 냅다 던지고는 그냥 나가버렸다"며 "지켜보던 저랑 와이프는 황당해하고, 맞은 아르바이트생은 울고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11일 촬영된 이 영상에는 아르바이트생이 차 안에 고객에게 음식물이 든 봉지를 건네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손님이 받은 봉지를 아르바이트생에게 던지고 떠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글과 영상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빠르게 퍼졌고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또 울산에 거주 중인 보배드림 회원은 해당 차량을 찾기도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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