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카슈끄지 피살 녹음 들었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13일 0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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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에서 피살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당시 녹음 기록을 사우디,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에 제공했다고 밝힌 가운데, 캐나다가 처음으로 해당 녹음을 들었다고 인정했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카슈끄지 피살 당시 녹음을 들었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자신이 직접 듣지는 않았지만 캐나다 정보 당국이 들었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녹음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캐나다는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터키 정보당국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프랑스의 반응은 캐나다와 달랐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지난 11일 프랑스2 TV 방송에 출연해 터키 정부가 프랑스에 카슈끄지 녹음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터키 정부가 정치적 게임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나 해스펠 미 중앙정보부(CIA) 국장은 지난달 터키를 방문해 카슈끄지 살해 정황이 담긴 녹음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터키 일간신문 데일리 사바는 사건팀장 나지프 카라만을 인용해 문제의 녹음 내용에 대해 보도했다. 카라만 기자는 카슈끄지가 죽기 전 한 마지막 말은 “숨이 막힌다… 이 봉투(bag) 좀 벗겨달라. 난 폐쇄공포증이 있다”라고 했다.

그는 카슈끄지의 마지막 말은 터키 이스탄불 사우디 총영사관 안에서 사건 당시 녹음된 내용에서 확인한 것이며, 이 녹음에 따르면 카슈끄지가 영사관 안에 들어온 후 숨지기까지 불과 7분이 걸렸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책과 왕실에 비판 목소리를 낸 사우디 출신 재미 언론인 카슈끄지는 지난 10월 2일 터키 국적 여성과의 결혼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이스탄불에 위치한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살해됐다. 그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다만 총영사 관저 내에서 카슈끄지 시신을 화학제품으로 분해한 것으로 보이는 산 성분이 검출됐다.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사실은 시인했으나 시신의 소재 및 그의 암살을 지시한 주체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터키 정부는 사우디 왕실과 당국을 ‘카슈끄지 암살의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파리=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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