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40 새 CF 영상에 네티즌 설왕설래, 왜?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1월 8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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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CF/광고 영상의 트렌드는 '냉소함'과 '건조함', '간결함' 등이다. 'SSG'나 '호텔스닷컴'의 CF 영상이 좋은 예다. 이러한 영상 트렌드에 따르다 보니 영상 기획이나 의도, 연출, 분위기 등이 사뭇 비슷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표절이나 패러디 이슈가 발생되기도 한다.

현대 산업계에서 표절 문제는 가장 뜨거운 감자 중의 하나다. '표절'과 '패러디', 그리고 '오마주' 등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아이디어를 명백하게 무단 도용해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건 분명 문제지만, 유사한 요소가 포함된 콘텐츠 모두를 표절로 규정한다면,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

이는 특히 경제적 이득이 걸려있는 CF나 광고 등 상업적 콘텐츠 분야에서는 논란으로 번지곤 한다. 최근 LG전자는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인 'V40 씽큐(ThinQ)'의 다양한 카메라 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일타오픽', '다다익선', '다재다능', '합성천재', '움찔움짤'편 등 5개의 광고를 최근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 V40 씽큐 광고의 한 장면(출처=LG전자)
LG전자 V40 씽큐 광고의 한 장면(출처=LG전자)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이 이 광고가, 콘텐츠 기획사 '72초TV'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dxyz(두 여자)'의 영상을 표절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두 명의 여성이 무표정한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진행하는 V40 광고의 구성이 dxyz 웹드라마와 흡사하다는 것. 이를 표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아, 해당 광고가 올라온 유튜브 채널 내 댓글란 등에서 논박이 오가는 중이다.

72초의 dxyz(두 여자)의 한 장면(출처=72초)
72초의 dxyz(두 여자)의 한 장면(출처=72초)

실제로 이와 유사한 경우에도 별 문제가 되지 않은 사례도 많다. 2010년 즈음 유행하던 TV 방송 코너인 '남녀탐구생활'은 마치 감정 없는 로봇 기계음처럼 상황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성우 서혜정 분)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로 당시 여러 TV 프로그램이나 광고에도 이와 유사한 방식과 느낌의 내레이션이 적용됐지만 이를 표절로 인지, 지적하는 이는 없었다.

반면, 유사점이 너무 명확해 표절로 확정된 사례도 있다. 2007년에 발표된 가수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 뮤직비디오는 일본 스퀘어에닉스의 CG 영화 '파이널 판타지7 어드벤트 칠드런'의 연출 및 등장인물의 복장 등까지 거의 똑같이 모방했다. 이와 관련해 2009년 서울고등법원은 이를 명백한 표절로 판단, 기획사와 뮤직비디오 연출 감독에게 손해배상을 명령한 바 있다.

네티즌들의 표절 문제 제기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카메라 기능을 중시하는 여성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여성 모델을 광고로 섭외했고, 밝은 색감의 배경 앞에서 무표정한 모습으로 인물들이 짧은 대화를 나누는 콘셉트는 이미 2015년부터 국내 광고 업계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72초TV 관계자도 "아무래도 시청자가 보기에 dxyz를 참고했거나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영상은 표절이라 판단하지 않는다"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양사의 입장에 따라 표절 논쟁은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과 상관 없이 잠깐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전문가들은 "표절과 패러디, 오마주 등의 경계가 매우 모호한 것이 문제"라며, 관련 법령 및 제도를 정비해 업계와 이용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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