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랑, 알고보니 억울한 피해자…정작 욕먹어야 할 대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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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3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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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사랑/TV조선
사진=한사랑/TV조선
가수 한사랑(57)이 대종상영화제 대리수상 논란의 최대 피해자가 된 모양새다. 조직위의 요청으로 대리수상을 했을 뿐인데, ‘셀프 대리수상을 했다’는 누명을 썼기 때문.

23일 대종상 조직위 입장 등을 종합하면 한사랑은 전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55회 대종상영화제’에 음악상 대리수상을 위해 참석했다. 대종상 조직위는 음악상 수상자 류이치 사카모토 측과 영화 ‘남한산성’ 제작사 측이 연락을 받지 않자 한국영화음악협회가 추천한 한사랑에게 대리수상을 부탁했다.

“내키지 않았지만 방송 펑크가 날 것이 걱정됐다”는 한사랑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이름이 호명되자 대리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너무 축하드린다. (사카모토 씨는) 너무 바쁘셔서 못 오셔 제가 대신 나왔다. 저는 탤런트 겸 가수 한사랑이다. 감사하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저는 탤런트 겸 가수 한사랑”이라는 한사랑의 발언을 근거로 올해 트로트 가수로 정식 데뷔한 그녀가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 ‘무단으로’ 무대에 올라 셀프 대리수상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한산성 제작사 김지연 대표의 행동도 ‘셀프 대리수상’ 의혹에 힘을 실었다. 대종상 중계 카메라가 수상자 발표 뒤 대리수상을 하기로 약속된 한사랑이 아닌 객석에 앉은 김 대표의 모습을 잡았기 때문.

무대로 향하던 김 대표는 무대에 오르는 한사랑의 모습을 목격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웃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김 대표는 이후 “아무래도 소통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제가 대신 무대에 오르기로 돼 있었는데, 다른 분이 무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방송을 본 일부 시청자들은 한사랑이 셀프 대리수상을 한 게 아니냐며 비판 글을 쏟아냈다. 대종상 조직위는 공식입장을 통해 “(한사랑의) 대리수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연락을 받지 않은 김지연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애꿎은 한사랑을 욕 듣게 했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한 없이 추락중인 대종상 영화제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사건이라는 게 중평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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