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김성수, ‘조선족’ 소문 왜 돌았나?…‘조선족 포비아’ 슬픈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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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22일 10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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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사진=채널A
조선족 의혹에 휩싸였던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조선족 포비아’ 여론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서울 강서경찰서 측은 22일 “PC방 살인사건 관련 피의자의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 결과 성명, 나이, 얼굴에 대해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증거가 확실하다는 점에서 신상공개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김성수의 국적이 한국이라는 사실도 보도됐다. 경찰관계자는 “김성수는 한국인이고 그의 부모도 한국이다. 김성수는 조선족과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에 조선족을 향해 쏟아졌던 근거없는 비난은 수그러든 상황. 앞서 온라인에는 김성수가 조선족이라는 루머가 퍼졌다. 일부 누리꾼은 ▲ 김성수의 게임 아이디가 한자였다는 점 ▲ 말투가 어눌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김성수가 조선족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많은 사람이 조선족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냈다. 국내에서 벌어진 흉악 사건의 피의자 중 조선족이 종종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주장은 의심 없이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2012년 ‘수원 토막 살인 사건’의 피의자인 오원춘도 조선족이었고, 2017년 ‘대림역 칼부림 사건’의 피의자도 조선족이었다.

살인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더라도 조선족은 국내에서 문제아 취급을 받는다. 조선족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범죄, 사기 범죄는 아직까지 사회적 문제이다. 영화에서도 조선족은 거의 범죄자로 그려진다. 영화 ‘범죄도시’, ‘청년경찰’, ‘신세계’, ‘황해’ 등에서 조선족은 악역과 범인으로 등장한다. 조선족의 이미지는 점점 잠재적 범죄자로 굳혀져 갔다.

그러나 김성수가 한국인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조선족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난을 삼가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어떤 이들은 영화계에서 범죄자 캐릭터를 빈번하게 조선족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조선족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김성수는 지난 14일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 씨(21)를 흉기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충남 공주의 치료감호소에서 최장 한 달 간 정신감정을 받을 예정이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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