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값 하락 아직 이르다”…부동산빅데이터 전문가가 본 집값 향방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21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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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은 고점까지 얼마나 남았을까.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지만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난제다.

4차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는 상황. ‘빅데이터’는 알고 있을까.

건설사 유일의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가를 자처하는 조영광(36) 대우건설 주택마케팅팀 대리에게 물어봤다. “집값은 어떻게 되는 걸까.”

조 대리는 최근 8년간 마케팅팀에서 부동산데이터만 판 빅데이터 전문가다. 특히 대우건설이 2006년 파주, 김포 등에서 올린 수주가 2008년이후 악성 미분양으로 시장에 쏟아져 나온 실패사례에서 교훈을 많이 얻었다. 그의 노고는 회사의 ‘유망사업지 예측 시스템’ 개발로 이어졌다. 그 성과는 대우건설의 ‘주택공급 7년 연속 1위’로 나타났다.

그가 보는 앞으로의 서울 집값 전망은 ‘강보합’.

그는 “정부가 양도세 강화와 대출 규제 등으로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한 상태에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 탓에 서울로 자금이 모여들고 있다”면서 “서울 집값이 급등한 이유”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 주택수급 상황 논란과 관련 “당장의 공급-수요보다 중장기적인 ‘인구밀도’를 따져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에 따르면 서울의 인구밀도는 2015년 기준 1만6304명/㎢. 부산(4479명/㎢)의 3.6배, 경기(1225명/㎢)의 13.3배다. 강원(90.2명/㎢)과 비교하면 최대 180.8배다. 서울의 주택시장은 공급-수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 대리는 “서울 인구 1000만명 시대가 깨지고 인구수가 계속 줄고 있지만 수급불안이 생기는 이유는 이 때문”이라며 “인구가 줄어든다고 서울 주택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부의 대출규제도 사실상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가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점에서 하락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금리 수준도 여전히 만만하다. 조 대리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를 향해 상승하고 있다는 언론의 우려가 많지만 신용 7~8등급을 기준으로 한 것일뿐”이라며 “5~6등급만해도 아직 3%대라는 점에서 아직 주택 실수요자들이 나선다면 금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 여전히 우세하기 때문에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 ‘불패신화’는 깨지지 않을까.

그는 오랜 주식시장의 격언 “구두닦이 소년이 주식을 사기 시작하면 주식을 모두 팔아치워야 할 때”라는 말로 대신했다. 미 루즈벨트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낸 버나드 바루크의 말로서,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 주식을 사게 된다면 시장이 정점에 왔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는 의미로 쓴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 관심을 갖는 20대, 공인중개사를 공부하는 대학생 등 대중까지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인터넷 카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온갖 부동산 투자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운다.

특히 이미 서울 주택시장에는 지방에 거주자의 투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서울 아파트를 구매하는 지방 거주자는 지난 2012년까지만해도 월 평균 607건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월평균 1735건으로 불어났다. 초저금리 기조의 후유증이다.

그는 “이미 부동산 시장의 과열”라며 “위험 징후는 계속 나오고 있어 무섭다. 서울 집값 급락의 뇌관은 지방 거주자가 서울 주택을 사기 위해 쌓은 레버리지를 얼마나 버티는지에 달렸다. 2008년과 같은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 대리는 “빅데이터는 미래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그는 최근 발간한 ‘빅데이터로 예측하는 대한민국의 부동산의 미래’라는 책을 통해, 아직 태동기에 불과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빅데이터를 접목하려고 시도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하우스노미스트’(House+nomist)는 이제 시작됐지만 머잖아 미국이나 영국처럼 점차 시장 규모를 키워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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