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디지털 혁신 통해 ‘용’이 된 한국은 선망의 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9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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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를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디지털을 통해 단기간에 성장을 이루고 싶어 합니다. 전쟁 폐허 속에서 현재 선진국으로 발전한 한국은 선망의 대상입니다.”

부티나 구에르마지(Boutheina Guermazi) 세계은행 디지털개발부문 국장은 1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본보와 만나 “디지털 혁신을 통해 ‘종이호랑이’에서 ‘용’이 된 한국을 배우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구에르마지 국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세계은행이 주최한 ‘디지털개발 파트너십 워크숍(DDP)’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DDP는 2016년 세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발족한 ‘DDP 펀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간다, 케냐,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25개 국 정보통신 담당 국장들이 참석했다. 한국은 DDP 펀드에 2017년부터 3년 간 450만 달러(약 50억8500만 원)을 공여하기로 했다. 이는 단일 국가 중 가장 많은 액수다.

이번 행사에서는 디지털 정부, 데이터 중심의 개발, 디지털 경제, 혁신 기술 등 한국의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사례를 공유하고 참가국과 세계은행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또 한국정보인증(KICA), 카카오페이, 삼성SDS 등 국내 기업들이 디지털 기술도 소개했다.

구에르마지 국장은 “이번에 참여한 개도국 인사들은 정책 결정 권한이 있는 국장급이어서 한국 정부 및 기업들과 실질적인 교류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해당 나라의 디지털 발전 수준에 따라 전자 정부, 스마트시티 등 관련 주제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일부는 한국 기업을 견학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은 지난 7월 디지털을 담당하는 전담부서(디지털개발부문)를 신설하고 글로벌 디지털 격차 해소에 관심을 쏟고 있다.

구에르마지 국장은 “개도국은 도시와 시골, 남성과 여성 사이에 디지털 접근에 대한 차이가 크고 디지털에 소외된 이들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세계은행이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디지털 격차 해소와 관련해 과거 인터넷 인프라 구축 위주에서 기술과 콘텐츠 육성, 나아가 인재 양성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인터넷 연결성(인프라)’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정작 해당 국가의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못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인프라뿐만 아니라 기술과 콘텐츠를 모두 아우르는 접근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이 이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두고 실시하고 있는 것은 실제 개도국 국민들이 이용 가능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다. 과거에는 높은 비용으로 인터넷 인프라를 설치해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이제는 실제 구매력을 따져가며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시민들이 전자 정부를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신원확인 서비스’를 지원하고 ‘디지털을 통한 금융 서비스’ 이용을 돕는 일도 포함된다.

가장 주요한 부분은 ‘디지털 생태계에서의 기업가정신 확보’다. 구에르마지 국장은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인프라뿐만 아니라 실제 성장을 이행할 인적 자본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개도국에 벤처캐피털들이 투자할 수 있고, 이 시장에 디지털 창업가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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