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美 최대 곡물업체 극비 방북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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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광물社도 9월달 말 방북
北인사 만나 농업-자원투자 타진… 트럼프, 제재 죄면서도 당근 제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북제재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광물 및 농산물 분야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극비리에 방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세컨더리 제재’까지 경고하며 대북제재 고삐를 죄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당근을 동시에 제시한 것이어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16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으로, 광물자원과 에너지 사업을 해온 A사와 미국의 최대 곡물업체인 B사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이 방북해 북측 인사들을 만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결정되고 북-미 대화가 재개되면서 다시 훈풍을 타던 시기였다. 대북 소식통은 “북측 인사들이 이번에 방문한 해외 기업 관계자들을 ‘경제시찰단’이라고 부르며 크게 신경 썼던 것으로 안다”며 “북한 내부에서는 앞으로 제재가 완화되면서 외부의 투자금이 흘러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져 있다”고 전했다.

A사는 북한의 마그네사이트 등 광물자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지역은 각종 희귀금속과 희토류를 포함해 잠재가치가 4000조 원가량에 이르는 광물자원이 매장된 광물자원의 보고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한국광물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 매장된 마그네사이트는 60억 t, 흑연 200만 t, 철광과 중석은 각각 50억 t과 25만 t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B사는 곡물 및 종자, 육류 단백질을 생산 및 유통하는 세계적 기업 중 한 곳으로 한국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낙후된 북한의 농업분야의 환경 조사 및 투자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기업 관계자의 방북은 1차적으로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지만 미국의 주요 기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가 대북제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을 설득할 상응 조치의 하나로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외국인 투자를 원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말할 수 있다. 그게 바로 북-미 대화가 잘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신나리 기자
#미국 최대 곡물업체 극비 방북#자원투자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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