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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 빅4, 무엇을 고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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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극장가 빅4, 무엇을 고를까

주간동아입력 2018-09-23 18:22수정 2018-09-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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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괴’,‘안시성’ [사진 제공 · 태원엔터테인먼트 · NEW]
추석 연휴는 극장가 최고 성수기다.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인 만큼 가족 단위 관람이 많다. 이 시즌에는 12세 등급이나 전체관람가 영화가 환영받는다. 또 전통 명절이라 사극이 많이 올라온다.

추석 연휴에는 대략 800만~1000만 관객이 영화관을 찾는다. 올해는 메이저 투자배급사가 모두 경쟁에 돌입해 빅4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남한산성’ ‘아이 캔 스피크’ ‘범죄도시’가 각축전을 벌인 것과 비교하면서 올해 추석 극장가의 특징을 짚어보고, 이번 시즌 어떤 영화가 승자가 될지 미리 점쳐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쏠쏠한 재미가 될 테다.

이번 추선 연휴에 빅4를 형성하는 영화는 사극 3편과 현대극 1편이다. 사극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사극, 픽션이 적극 가미된 사극, 그리고 판타지 사극 등으로 분화된다.

‘명당’, ‘협상’ [사진 제공 · 주피터필름 · JK]
가장 먼저 개봉하는 ‘물괴’는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롯데가 배급하는 판타지 사극이다. 영화는 인왕산에 흉악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사람을 해친다는 소문에 중종(박희순 분)이 초야에 묻혀 사는 옛 내금위장 윤겸(김명민 분)을 궁으로 불러들여 물괴 수색 작전을 지시하면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다. 이 영화가 내세우는 가장 큰 강점은 사극 괴수물이라는 것이다. 괴생명체의 등장과 당대 정치상을 엮어 선악 대결로 구성한 이야기는 ‘조선왕조실록’의 ‘괴이한 생명체’라는 기록에 기반을 둔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탄생한 물괴의 박진감 넘치는 모습이 영화의 스펙터클을 책임진다. CG만 놓고 본다면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능가한다. ‘가메라’나 ‘용가리’ 같은 괴수물에 탐닉하는 마니아 관객은 환영할 만한 시도이나 서사의 힘이 다소 처져 강렬한 존재감을 받치지 못했다.

빅4 중에서도 빅3로 꼽을 수 있는 영화는 같은 날 개봉한다. 이 세 편은 추석 닷새 연휴 후에도 개천절과 한글날로 이어지는 10월 공휴일까지 롱런을 염두에 두고 관객을 먼저 사로잡고자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안시성’은 ‘7번방의 선물’과 ‘변호인’을 배급했던 NEW가 처음 제작한 작품이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그린 액션 사극이다. 역사에 단 한 줄로 기록된 ‘안시성 전투’를 기반으로 상상력을 대거 발휘했다. 인해전술로 침략한 최강 당나라 군대에 맞서 기막힌 전술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고구려 군대의 승리는 지정학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끼어 오로지 현명한 전술책으로 승부해야 하는 우리 현실에 비춰도 통쾌하게 다가온다. 장대한 스펙터클과 기묘한 전술들 덕에 지루하지 않고, 마치 한국판 ‘반지의 제왕’을 보는 듯 진기한 장면도 많다. 고구려 장수로 분한 조인성과 남주혁의 브로맨스 ‘케미’와 당 태종으로 분한 박성웅의 카리스마가 하모니를 이루지만, 여전사 설현과 미래를 보는 무녀 정은채의 활약이 다소 미진한 점은 아쉽다.


연기로 승부하는 ‘명당’과 ‘협상’

[사진 제공 · 태흥영화주식회사 · 싸이더스 · 명필름]
‘관상’ ‘궁합’에 이은 역학 시리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할 ‘명당’은 사극의 명가로 등극한 주피터필름이 제작하고 메가박스가 배급한다. 조선말을 배경으로 왕을 꿈꾸는 흥선이라는 실제 인물이 등장하고, 그 외에 허구의 인물들을 배치해 실제 역사 위에서 상상의 나래를 폈다.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 및 욕망이 천재 지관을 연기하는 조승우와 흥선을 연기하는 지성을 통해 구현된다. 백윤식, 유재명 등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중심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의외로 이야기 진행 자체는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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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아토ATO]
유일한 현대극으로 출사표를 던지는 ‘협상’은 윤제균 감독의 JK가 제작하고 CJ가 배급하는 작품으로 손예진과 현빈, 두 스타 배우를 내세운다. 목적도, 조건도 없이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자와 그를 멈추기 위해 나선 협상가의 목숨을 건 12시간 사투를 그린 범죄 스릴러다. 보수정권 시기를 비판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충실히 담았지만 JK다운 신파적 결말은 한국 관객의 정서를 너무 많이 고려한 선택인 듯하다. 하지만 두 스타의 변신과 물오른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극장을 찾기 힘든 영화팬이라면 특정 콘셉트를 정해 집에서 감상하는 방식이 있다. ‘너의 결혼식’을 통해 부모 세대는 첫사랑 열병을 앓던 순수한 지난날을 떠올리고, 자녀 세대는 첫사랑 진행형을 부모와 함께 공유하는 것은 어떨까. 첫사랑 신드롬을 이끈 영화로는 1990년대가 배경인 ‘건축학개론’(2012)에서 거슬러 올라가 1970년대 유신시대를 담은 10대 액션영화 ‘말죽거리 잔혹사’(2004), 암울한 시대 첫사랑만큼은 황홀했던 정통 멜로드라마 ‘기쁜 우리 젊은 날’(1987)이 있다.

황신혜, 한가인, 수지, 박보영으로 이어지는 첫사랑 여인의 시대적 변천을 둘러보면서 여자들에게도 첫사랑 남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여자의 첫사랑도 만만치 않게 강렬하니까. 엉뚱한 문제아 여고생의 첫사랑 열병을 그린 독립영화 ‘용순’(2016), 여자들의 우정과 첫사랑을 그린 뛰어난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2016)는 여성을 위한 첫사랑 영화다.

| 정민아 영화평론가·성결대 교수 yedam98@hanmail.net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56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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