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청 ‘명절 반려견 쉼터’ 첫 시도…“애견호텔보다 좋아”

  • 뉴시스
  • 입력 2018년 9월 23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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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구청에서 운영하는 거니 훨씬 믿음이 갔고, 막상 와보니 애견호텔보다 시설도 만족스러운 수준이네요”

올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게 된 안시아(38)씨는 반려견을 맡길 장소로 서울 노원구청을 선택했다. 노원구가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시도하는 ‘반려견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것이다.

23일 구청 2층 대강당은 오전 9시부터 반려견과 주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구청에서 이번 연휴 기간 동안 돌보는 반려견은 총 20마리로 한 가구당 1마리다. 25일 오후 6시까지 매 시간마다 2명의 돌보미가 상주하며 기간 동안 가구당 5000원의 비용을 받는다.
안씨는 “생후 10개월 된 유기견을 데려온 지 얼마 안 돼 명절에 지방에 가게 돼 걱정했다”며 “애견호텔은 주로 매우 좁고 잠만 간신히 잘 수 있는 정도인데 여기는 공간이 넓어서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가족들이 기다리는 동안 홀로 반려견을 맡기러 온 성영화(55)씨는 3일간 강아지가 지낼 우리 안에 자신의 옷을 깔아주고도 한참을 어르며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성씨는 “(반려견이) 평소 애착을 갖고 있는 옷을 깔아주기 위해 갖고 왔다”며 “시설을 보니까 생각보다 좋아서 다행스럽고, 우리 아이가 성격이 활발해서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노원구 동물복지 자문위원인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직접 방문하고 상황을 살핀 후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교수는 “애견호텔보다 넓고 단층이고, 돌보미도 9시까지 상주하며 심야 당직자까지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명절이라고 유기도 많이 하는 현실에서 사회적 요구가 잘 반영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며 “추석에는 애견호텔도 거의 만석인 점을 고려했고, 민간업체와의 경쟁이 붙지 않도록 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쉼터에서 반려견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들도 유기견을 보살핀 경험이 있거나 적극적으로 동물권을 위해 행동하는 이들로 구성됐다.

봉사자로 자원한 대학생 이성국(21)씨는 학교에서도 동물권 보호 동아리 활동을 한다. 23,24일 양일간 6시간씩 봉사를 하기로 했다는 이씨는 “급하게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반려견들에게 만족스러운 장소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시도를 경험삼아 다음 번에는 더 넓은 규모에서 많은 반려견들을 수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반려견 쉼터에는 이번 서비스를 본격 추진한 오승록 노원구청장도 직접 방문해 시설을 살피고 반려견을 맡기러 온 시민들과 얘기를 나눴다.

오 구청장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명절에 곤란한 시민들의 마음에 공감해 이번 서비스를 추진하게 됐다. 공공기관 첫 시도라서 의미있게 생각하고 설에는 좀 더 일찍 홍보를 해 많은 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이후 지방 등 많은 지자체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시행하면 더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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