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어물쩍 끝난 헌법재판관 청문회, 장관 검증도 그럴 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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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종석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마지막으로 헌법재판관 후보자 5명의 인사청문회가 마무리됐다. 이종석 후보자는 1982∼1996년 본인과 배우자가 농지 구입, 청약 신청 목적으로 5차례나 위장전입했던 사실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준법정신이 투철해야 할 헌법재판관 후보자 5명 가운데 이종석 후보자를 포함한 3명이 위장전입을 했다.

지난주 인사청문회에서 이은애 후보자는 8차례, 김기영 후보자는 3차례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청와대가 발표한 완화된 고위공직자 인사 배제 기준인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을 적용해도 김 후보자와 이은애 후보자는 각각 2차례 이 기준에 어긋난다. 결국 이은애 후보자와, 문재인 대통령이 민정수석이던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진 이석태 후보자 등 2명은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도덕적 한계와 위법행위가 드러났음에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할 국민들은 어이가 없을 뿐이다.

더 걱정인 것은 이번 주 장관 인사청문회다. 어제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의 5개 부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이어진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문회는 18∼20일 남북 정상회담에 시선이 쏠린 탓에 맹탕으로 끝나는 것 아닌가 우려스럽다. 남북 정상회담 주요 행사가 몰린 19일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이나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유 후보자는 아들 병역 면제 의혹과 딸 학교를 위한 위장전입, 배우자 회사 직원 비서 채용 외에 정치자금 사용명세를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이 새로 제기됐다. 이재갑 후보자 역시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내부 정보를 활용한 비상장 주식 거래 의혹이 잇달았다.

20일 청문회를 실시하는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유 후보자와 함께 현역 의원 출신이다. 진 후보자는 2016∼2017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으로 활동하며 직무 관련성이 있는 주식을 보유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제 식구 감싸기’로 현역 국회의원들이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전례가 없다. 국회는 장관 후보자라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엄격한 잣대로 검증해 자질 없는 후보자는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헌법재판관#인사청문회#장관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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