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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털털한 여자예요”… ‘여배우의 망가짐’ 예능 대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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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털털한 여자예요”… ‘여배우의 망가짐’ 예능 대세로

신규진기자 입력 2018-08-21 03:00수정 2018-08-2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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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만 고집하는 시대는 지났다. 시청자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여배우들이 망가지고 있다. 6일부터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하는 배우 한고은이 비빔국수를 먹는 모습. SBS 제공
“신비주의요? 이제는 어림없죠.”

여배우 소속사 관계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영화, 드라마 촬영→단발성 예능 홍보’ 공식으로는 시청자의 눈도장을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더라도 고상함을 내려놓지 않으면 “왜 나왔느냐”는 비판을 듣기 일쑤다.

‘여배우의 예능화’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에 여배우들은 코믹한 이미지가 덧씌워지는 것을 경계했지만 지금은 망가지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 민낯은 기본, 생리현상은 덤

예능은 여배우의 털털함을 어필하는 장이 됐다.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6일 합류한 배우 한고은은 거리낌 없이 손으로 모기를 잡고 고추를 먹다가 시원스레 코를 풀었다. 남편이 운전하는 오토바이 뒤에 탔을 때는 두 손으로 남편의 가슴을 마구 쓰다듬기도 했다. 지난해 SBS 예능 ‘런닝맨’에 합류한 전소민은 ‘배우 자존심’을 내려놓은 지 오래다. 개그맨들만 한다는 ‘머리에 스타킹 쓰기’, ‘사이다 마시고 트림하기’ 등을 하며 망가짐도 불사한다.

요즘 여배우들은 민낯으로 먹방을 선보이거나 평범한 일상의 모습들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기도 한다. 사진은 tvN 예능 ‘섬총사 시즌2’에서 참돔회를 먹는 배우 이연희(위 사진)와 주기적으로 1인 방송을 진행하는 배우 박보영. tvN
민낯 출연은 기본이다. 6월부터 방영 중인 tvN 예능 ‘섬총사 시즌2’에서 배우 이연희는 전남 여수시 초도에서 양치질을 한 후 “민망하다”며 터프하게 민얼굴에 로션을 바른다. tvN 예능 ‘갈릴레오: 깨어난 우주’에서 배우 하지원은 화성 탐사훈련 특성상 민낯 촬영이 일상이다. 데뷔 24년 차 한고은은 “민낯으로 방송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음식도 그냥 먹어서는 안 된다. 더 맛있고 게걸스럽게 먹어야 한다. 한고은은 남편과 국수 3인분을 시켜놓고 볼이 터질 정도로 비빔국수를 욱여넣는다. 방송 후 ‘한고은 비빔국수’가 포털 인기 검색어에 올랐을 정도다. 이연희는 갑오징어 라면을 지켜보며 “빨리 면을 넣으면 안 되냐”며 보챈다. 라면이 다 익자 신발과 모자를 벗어 던지고 ‘먹방’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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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도 활발하다. 2015년부터 네이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브이 라이브(V LIVE)’를 시작한 배우 박보영은 종종 예고 없이 방송을 한다. 안경에 후줄근한 후드티를 입고 시청자들과 잡담을 한다.

무엇이 이들을 변화시켰을까. 김은영 대중문화평론가는 “관찰 예능처럼 연예인의 일상을 부각시키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배우들이 ‘예능에서 말로 웃겨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를 편하게 보여주게 됐다”고 분석했다.

○ 소속사도 단속→방임으로 선회

소속사들도 “전통적 여배우 관리법을 버릴 때”라고 입을 모은다. 과거, 배우의 예능 출연은 필요악이었다. 돌출 발언을 못 하게 단속하거나, 촬영 중 민감한 발언을 했을 경우 제작진에 편집해 달라고 사정한 적도 많았다. 한 소속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예능에 출연하기 전 배우의 언행을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관리했지만, 요즘은 사전 준비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내숭 떨지 마라’고 말할 정도다”라고 했다.

배우와 제작진은 모두 ‘윈윈’이다. 예능 고정출연은 “작품 홍보를 위해 방송에 출연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드라마, 영화를 촬영하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효과도 있다. SBS ‘동상이몽…’ 관계자는 “여배우는 신비주의에 싸여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 많기 때문에 출연만으로도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동상이몽#한고은#섬총사#이연희#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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