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핵타협 했지만 비극적 최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美와의 전쟁서 패배뒤 사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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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대립 중소국 정상들 운명


“어제 악마가 여기 왔다 갔어요. 오늘까지도 연단에서 (지옥의) 유황불 냄새가 납니다.”

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6년 9월 20일 뉴욕 유엔총회장. 단상에 선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이렇게 조롱했다. 영국 BBC방송이 2013년 3월 5일 차베스가 사망했을 때 “차베스는 세계무대에서 미국을 대놓고 공격하던 최후의 비판자였다”고 논평한 것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일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차베스 대통령뿐 아니라 적지 않은 세계 중소국 지도자들이 슈퍼 파워 미국 혹은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맞섰고 일부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42년간 리비아를 통치한 무아마르 카다피는 아랍권 반미(反美)운동의 기수였다. 그는 정권을 유지하고 미국에 맞서기 위해 핵 개발에도 나섰다가 국제사회의 제재 등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했다. 하지만 2011년 내전 과정에서 무자비하게 무력을 행사해 미국 등 서방이 반군을 지원하는 바람에 정권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명도 지키지 못하는 운명을 맞았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내전에서 반군을 지원하는 미국으로부터 낙마 위협을 받았지만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아사드는 7년 내전 끝에 반군 제압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국토가 황폐화되고 2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미국 뉴욕 9·11테러 이후 대량살상무기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무력행사에 나선 미군에 붙들려 재판에서 사형당했다.

쿠바의 피델 카스트로는 미국의 턱밑에서 소련의 미사일을 들여오려고 시도하는 등 반미 선봉에 섰다. 실리를 추구한 쿠바는 2015년 미국과 다시 수교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후 관계가 틀어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미국의 전통 우방인 필리핀이 최근 반미 전선에 섰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한 뒤 ‘친중국’ 성향으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월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하며 대반전극을 펼쳤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여부에 따라 올해 1월 ‘핵단추’ 공방을 벌일 때처럼 상황이 악화될 수도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미국#대립국#카다피#후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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