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암 아이들 위해 머리 자른 외국인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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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 트레이 힐만 감독, “가발제작 돕자” 1년 기른 머리 싹둑


프로야구 SK 트레이 힐만 감독(55·사진 왼쪽)은 11일 안방인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1년 넘게 길러온 머리를 싹둑 잘랐다. 소아암 아이들을 위한 가발 제작에 기부하기 위해서였다. 특별 미용사로는 그의 아내 마리 씨가 나섰다. 시즌 중 소아암 병동 봉사활동을 함께 하기도 했던 ‘송도댁’ 2년 차 마리 씨는 남편의 뜻깊은 이발을 함박웃음으로 축하했다.

긴 머리를 잘라 ‘시원섭섭’하느냐는 질문에 힐만 감독은 “시원하기만 하다”고 잘라 말했다. “소아암 환자를 이렇게 돕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었을 뿐 머리에는 미련이 없었다”는 그는 “머리 온도가 좀 내려가 더 시원할 것”이라며 웃었다. 새로운 헤어스타일 역시 ‘무조건 짧게’ 말고 달리 생각해 둔 게 없다.

힐만 감독의 머리카락 기부에는 네 명의 SK 팬들도 동참했다. 항암치료 과정에서 머리가 빠지는 소아암 어린이들이 쓸 가발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200여 명의 모발 기부가 필요하다. 매년 새로 발생하는 소아암 환자 수는 1만 명이 넘는데 기부되는 가발은 월 평균 7개 정도에 머문다고 한다.

이발을 마친 힐만 감독은 김진욱 군(11·안산 신길초)의 시구도 직접 받았다. 지난달 힐만 감독은 야구선수가 꿈이지만 시신경에 종양이 생겨 당장 운동을 할 수 없는 김 군을 학교로 직접 찾아가 ‘7월의 산타’로 분장해 깜짝 시구초대장 선물을 건넸었다.
 
문학=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sk#트레이 힐만 감독#모발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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