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혹한 靑 “상황 언급 적절치 않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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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ICBM 몰래 개발]시인도 부인도 않고 신중반응
대화모드에 찬물 끼얹을까 긴장

청와대는 북한이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에 공식 반응을 자제했다. 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의 ICBM 개발 소식은 한반도 평화 모드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될 수 있는 만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1일 “북한의 여러 동향에 대해 한미 정보기관에서 유심히 보고 있고, 상황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북한이 실제로 ICBM 개발 공장을 가동 중인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것이다.

청와대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것은 북한의 ICBM 개발을 사실로 인정할 경우 남북 간 판문점 선언은 물론이고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결과물까지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여러 정보를 확인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북한이 ICBM 개발 공정을 언제부터 재개했는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월 남북 정상회담, 또는 6월 북-미 정상회담 전후 재개된 것이라면 김정은이 ‘이중 플레이’를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 이어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미국에 파견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비핵화 로드맵 등을 논의했다. 서 원장은 박선원 특보와 함께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 인사들과 만났다. 한 외교 소식통은 “개성연락사무소 설치 문제 등에 대해 백악관이 흔쾌히 동의를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며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백악관 설득에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했지만, 이번 북한의 ICBM 개발 건으로 상황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청와대#상황 언급#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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