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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탈원전과 美 셰일가스 둘러싼 환경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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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탈원전과 美 셰일가스 둘러싼 환경정치학

이정훈 기자입력 2018-07-22 09:22수정 2018-07-2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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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 국가경제 · 안전 · 환경 아우른 에너지 정책 시급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전경. [동아DB]

발전(發電)은 기저, 중간, 첨두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사람과 사회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소비하는 전력을 ‘기저(基底)부하’라 한다. 정부는 국민과 사회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을 반드시 공급해야 한다.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한 것이 에너지기본법이다.

전력 소비량은 사람과 사회의 활동량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사람과 사회의 활동량이 줄어도 늘 소비되는 전력량이 있다. 사람과 사회가 최소한의 활동을 할 때 필요로 하는 전력량을 ‘중간(中間)부하’라 한다. 기저부하만큼은 아니지만 중간부하도 여간해서는 변하지 않는다. 경제여건이 좋아지거나 하면 사람과 사회의 활동량이 급증하고, 그에 따라 전력 소비량도 늘어난다. 이처럼 수시로 변하는 전력량을 ‘첨두(尖頭)부하’라 한다.

기저부하는 변하지 않으니 가장 안정되고 싸게 발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나라는 대개 기저부하는 원자력발전, 중간부하는 석탄발전, 첨두부하는 가스발전, 그리고 가스발전으로도 처리하지 못하는 최(最)첨두부하는 양수발전으로 대응하고 있다. 수력은 발전량이 미미해 이러한 분석을 할 때 고려하지 않는다.

발전소는 정비나 연료 교체 등을 위해 예정된 정지를 해야 한다. 고장이나 사고 등으로 갑자기 정지할 수도 있는데, 이런 불시(不時)정지가 잦으면 발전량이 불안정해진다. 발전회사는 수익이 줄거나 적자를 보게 되고, 국민은 전기요금 인상에 직면할 수도 있다. 따라서 예정정지 때 정비를 잘해 불시정지를 막는 것이 발전소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순종의 약점’ 극복 위한 에너지 믹스


지난해 고리 1호기 폐로식에 참석해 탈핵선언을 한 문재인 대통령.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을 준비하던 한국수력원자력이 갑자기 이사회를 열어 조기 폐쇄를 결정한 것은 문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동아DB]
한국이 세계 최고 원전 국가가 된 것은 한두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니다. 원전 국산화를 이루기 전부터 한국은 세계 최저의 불시정지 국가였다. 그런데 원전을 늘렸으니, 싼 전기가 풍족해져 정보기술(IT) 산업이 크게 발전할 수 있었다. 이러한 원전에도 약점은 있다. 원할 때 즉시 가동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전 때문에 절차대로 시험을 거쳐야 해 정지 상태에서 100% 가동하는 데까지 11일가량 걸린다.

정지됐던 석탄발전소 가동에는 약 8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중간부하도 거의 변하지 않으니, 원전으로 중간부하까지 담당한다면 전기요금을 더 내릴 수 있다. 프랑스가 그렇게 하고 있다. 프랑스는 전체 발전량의 약 80%를 원전으로 처리한다. 덕분에 프랑스 원자력계는 강력한 수출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그럼에도 대다수 나라가 석탄발전을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원전은 우라늄을 농축해 발전하는 간단한 시스템이지만, 석탄·석유는 광산과 유전을 개발하고 거대한 운송체계로 운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연관 산업이 돌아가 일자리가 유지되니, 원전의 장점을 알아도 많은 나라가 선뜻 석탄발전의 비중을 줄이지 못한다.

한국은 ‘순종(純種)의 약점’을 의식해 중간부하를 석탄발전에 맡겼다. 지금 한국형 원전에는 문제가 없다. 그런데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언젠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안전을 위해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낼 때까지 동일한 원전의 가동을 중지시켜야 한다. 일본이 좋은 예다. 2011년 일본은 초대형 지진에 이은 쓰나미(지진해일)로 후쿠시마 원전이 사고를 당했다. 깜짝 놀란 일본 정부는 모든 원전을 정지시키고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그로 인해 발전량이 현저히 떨어졌는데, 일본 공장도 많이 무너졌기에 전력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일본 석탄발전소와 가스발전소, 수력발전소 등이 지진을 이겨냈다는 사실이었다. 일본은 간단한 검사를 통해 문제가 없는 발전소들을 가동시켜 필요한 전기를 생산했다.

원전은 가장 단단하게 짓기 때문에 지진을 이겨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쓰나미가 발생할 수 있는 바닷가에 지어놓은 원전이 많았으니, 확실한 대책을 마련한 후에야 일본은 재가동을 허용했다.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발전만 고집하다 예상치 못한 사고를 당하면 ‘폭망’할 수도 있다. 에너지는 특히 그러하기에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에너지 믹스(mix)’라는 잡종체제를 선택했다. 에너지 믹스는 누구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하라는 ‘Think the Unthinkable’을 토대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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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강과 호수가 많아 수력발전을 하기 좋은 나라가 있고, 석유가 많이 나는 나라도 있다. 따라서 경제성은 물론이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사고까지 대비한 에너지 믹스 계산법은 나라마다 다르다. 어렴풋이 추정할 수 있을 뿐인데, 일본 같은 섬나라는 유사시 외국으로부터 전기를 가져올 수 없으니, 자생력을 갖추도록 기저·중간·첨두를 3 대 3 대 3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일반론이다.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이니 일본과 같은 체제를 선택했다.

정교한 국가 전력 시스템

프랑스는 우호국이면서 경제규모도 큰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과 접하고 있다. 그래서 원자력이 ‘폭망’해도 전기를 빌려올 수 있어, 중간부하까지도 원전에 맡기는 ‘순종 절대 우세 체제’를 택했다. 그런 프랑스 원자력을 아랍에미리트(UAE) 경쟁에서 한국이 큰 차이로 이겼으니, 이는 기술 우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6년 경북 경주 지진이 발생했을 때 당시 야인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월성원전으로 달려가 본부장 등에게 원전의 안전성을 캐물었다. 그때 원전 전문가들은 “경주 지진으로 원전이 수소폭발을 일으켰다면 울산에 즐비한 석유화학 업체의 탱크와 포항의 용광로가 대부분 폭발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냈다. 지금은 쓰나미에 대한 추가 대책까지 마련해놓았지만 정부의 강력한 탈원전정책에 어떠한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엎드려 있다.

문재인 정부는 여러 이유를 들어 원전 가동을 중지시켰으며, 세계 최고인 90%대의 한국 원전 가동률을 안전 검토 등을 이유로 40%대까지 떨어뜨렸다. 발전량이 적어지면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경영 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한전) 역시 발전단가가 싼 한수원으로부터 많은 전기를 공급받아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니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 경기 상황이 매우 나쁘고 본격적인 전력 피크도 도래하지 않았기에, 전력생산에는 아직 여유가 있는 편이다.

문재인 정부는 석탄발전도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는 이유로 역시 축소하고 있다. 그 대신 태양광발전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려 한다. 하지만 아직 신재생에너지의 기술력에 한계가 있어 현실에서는 가스발전만 증가하는 추세다. 신재생에너지에 가려진 가스발전의 성장은 주목할 부분이다. 아직 인류는 대용량의 전기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했다. 그래서 생산한 전기를 다 소비하지 못하면 버려야 하기에, 발전은 소비량에 맞춰 한다. 소비가 급증하면 그에 따라 발전량을 증폭시키는 것이다.

순식간에 늘어나는 소비량에 대처하려면 즉시 발전이 가능한 발전소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가스발전이다. 예열된 상태의 가스발전소는 바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런데 발전소는 불시정지를 할 수 있으니, 모든 나라는 예비율을 두고 전기를 생산한다. 변하지 않는 기저와 중간부하에 100이 필요하다고 판단돼도, 110을 생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첨두부하도 급증할 수 있다. 그럴 것이 예상되면 버리는 전기가 늘어나더라고 미리 120이나 130을 생산한다.

그리고 소비량이 늘어나면 이것으로 대처하고, 그마저 부족해지면 대기 중인 가스발전소를 돌려 대응한다. 그런데 무더위가 심각해 모든 가스발전소를 돌리고 예비율을 소진해도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최후 수단으로 해발 600~700m 산지에 만들어놓은 저수지의 물을 해발 100여m에 있는 발전소로 낙하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양수발전소를 가동한다. 양수발전소는 원전에 버금가는 전기를 즉각 생산하지만, 저수지 용량에 한계가 있어 가동시간은 10시간을 넘기기가 어렵다.

한국은 양수발전소 6개를 유지하고 있는데, 양수발전으로도 소비를 맞추지 못하면 블랙아웃을 차단하고자 고의로 중형급 도시 몇 군데를 골라 순환적으로 전기를 끊는다. 2011년 9월 15일 예비율이 0.35%까지 떨어지자 한전은 강제순환정전을 했다. 덕분에 모든 전기가 나가는 블랙아웃을 면했다. 그러나 비상발전기가 없는 도시는 강제정전으로 병·의원까지 멈춰서야 했기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줄사퇴를 했다. 탈핵정책을 추진한 대만도 지난해 강제순환정전을 했다 해당 장관이 해임되는 사태를 겪었다.

대기업 주도 가스발전이 신재생이라고?

지역 전기대란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전국적인 블랙아웃이다. 블랙아웃은 생산한 전기를 전부 소비해 발전소를 포함해 전국 모든 전기가 나가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하철과 공장, 사무실, 공항 관제소, 적을 살피는 레이더 기지 등 전기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죄다 정지된다. 국가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중요시설은 비상발전기를 돌려 버티겠지만, 비상발전기는 기름이 있을 때까지만 가동된다.

따라서 정지한 발전소를 재가동시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예열을 해주는 시동전력이 있어야 한다. 시동전력은 밀려오는 강물만 있으면 언제든 발전할 수 있는 수력발전소로 한다. 청평을 비롯한 한강 수계에 있는 수력발전소들은 블랙아웃이 되면 생산한 모든 전력을 발전소 시동용으로 제공하도록 지정돼 있다. 이렇게 사고 시까지 고려해 복잡하고 정교하게 짜놓은 것이 국가의 전력생산 시스템이다.

한국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전력산업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공기업인 한전뿐 아니라 민간기업도 발전소를 지을 수 있게 한 것인데, 이는 당시 전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전과 석탄발전 분야는 한전의 경쟁력이 막강하니, 민간기업은 도전하지 않았다. 반면 가스발전소 건설은 쉬울 뿐 아니라 공기도 짧아 부족한 전기를 바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에 대기업이 앞다퉈 뛰어들었다. 덕분에 가스발전소는 첨두는 물론이고 중간부하의 일부까지도 감당하게 됐다.

그리고 이때 강조된 것이 자원외교다. 정부가 에너지 확보를 독려했으니 가스발전을 시작한 기업들은 장기 베이스로 가스 도입을 추진했다. 그사이 정부는 단가가 싼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 시간이 지나 원전들이 완성되자 전기 부족이 해소됐고 가스발전소를 돌릴 일이 줄었다. 그런데 장기 계약한 가스는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 골치가 아팠다. 가스는 저장하기 어려워 대기업은 가스발전소 매각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그러자 국회에 ‘가스는 신재생 같은 청정에너지이니 가스발전을 늘리는 입법을 하라’는 로비가 급증했다.

가스발전은 미세먼지를 상당히 발생시키는데, 그러한 언급 없이 가스를 신재생에너지에 넣으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 뒤 일어난 것이 대기업과 일부 환경단체의 유착이다. 에너지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미국 메이저 석유회사와 셰일가스회사들이 여러 방법으로 환경단체를 지원한다고 확언한다. 이들 메이저 처지에서는 최대 적이 원전이다. 원전이 중간부하까지 감당하면 자신들이 타격을 입으니, 석유개발로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명목으로 반원전운동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스 생산업체도 마찬가지다.

트럼프의 교묘한 환경정치학


지난해 11월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은 미국 셰일가스를 수입할 한국 업체명을 적은 공동언론발표문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발표했다. 미국은 자국의 원자력 산업이 죽어버렸기에 한국 원자력 산업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뉴시스]
명분 있는 지원으로 환경단체가 넘어가고 정치인이 넘어가면 사회는 변하기 시작한다. 그때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일어나면 반원전은 보편적 운동이 돼버린다. 원자력은 환경정치학에 둘러싸이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문을 냈는데, 이 발표문에는 미국 셰일가스 사업에 참여할 한국 대기업의 이름이 나열돼 있었다. 기업 이름을 넣은 것은 반드시 미국 셰일가스를 수입하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핵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를 이용해 미국산 가스 소비시장을 확실히 확보한 것이다. 이는 한국 원자력 산업이 죽어야 미국 셰일가스가 산다는 것을 트럼프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30년 이상 원전을 짓지 않았기에 원자력계가 붕괴된 상태다. 그래서 한국 원자력계의 최대 적은 반핵단체가 아니라, 미국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방해가 있음에도 영국이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자로 헐값을 제시한 중국을 버리고 한국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기술의 우수성 때문이다. 한국은 영국이 너무 낮은 가격을 제시했기에 무어사이드 원전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영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할 수 없이 참여했다. 그러한 한국 원자력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한국 정부로부터 타박을 받고 있다.


한 에너지 관련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에너지원은 문제를 갖고 있기에, 문제에만 주목하면 어떠한 에너지원도 사용할 수 없다. 태양광과 풍력은 그들이 일으키는 환경문제뿐 아니라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기에 안정적인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는 결정적 한계를 지닌다. 그렇다면 선택을 해야 한다. 서민에게 혜택이 가고 한국 경제에도 도움이 되면서 안전과 환경까지 지켜낼 수 있는 종합적 관점에서 에너지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남의 관점이 만들어낸 공포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을 필요는 없다. 줏대 있는 관점에서 에너지관을 세워야 한다. 문 대통령부터.”

탈핵은 문재인 대통령의 확고한 뜻


원자력을 버리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가자고 주장하는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뉴스1]

원자력계 사람들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수뇌부와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가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반기를 들 수 없어 그렇지, 실제로는 친핵일 것이라고 막연히 믿고 있다.

6월 15일 신규 원전 건설 중단과 월성 1호기 폐쇄를 결정짓는 이사회를 열었던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7월 6일 서울대에서 원자력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했다. 그 내용에 특이한 점이 있었다. 4차 산업혁명으로 향하는 사회 변화 등을 설명하며 원자력 업계와 학계를 비판하고 한수원의 미래를 변화시키겠다고 한 것이다.

그의 뜻을 확인하고자 전화통화를 했다. 역시 “원자력에서 다른 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읽고 있는 사람은 정재훈 사장일 테다. 청와대와 통할 수 있는 몇몇 인사를 접촉해보니 탈핵은 문 대통령의 확고한 뜻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청와대 고위 인사를 접할 수 있는 한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원전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에 폐쇄해도 그냥 하지 못한다. 폐쇄 이유를 적은 서류를 형식에 맞춰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원전을 대상으로 각종 조사와 검사부터 실시해야 한다. 그렇게 만든 서류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내면 내용이 정확한지 현장조사까지 꼼꼼히 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고리 1호기는 박근혜 정부 때 폐쇄를 추진했는데, 그러한 절차를 밟아 승인받는 데까지 2년가량 걸렸다. 문 대통령이 탈핵하겠다고 할 때 산자부 사람들이 가만히 있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서류작업을 하는 동안 대통령 임기가 끝날 테니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기다릴 뜻이 없었다. 이는 계속운전을 허가받은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을 보면 자명해진다.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폐쇄를 결정하려면, 한수원 측은 각종 검사와 조사를 통해 폐쇄 관련 서류를 만들어 올렸어야 한다. 그때까지 한수원은 월성 1호기 계속운전을 준비했으니, 폐쇄를 위한 사전 작업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한수원 이사회 운영에 결정적 하자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6월 이사회 개최가 규정을 어긴 것이라며 고소·고발을 준비 중인데, 이 소식통은 차원이 다른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48호에 실린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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