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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맞힌 신궁들, 숨쉴 틈 없는 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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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구멍’ 맞힌 신궁들, 숨쉴 틈 없는 무한경쟁

임보미 기자 , 박강수 인턴기자 성균관대 철학과 4학년입력 2018-07-21 03:00수정 2018-07-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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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경기 전관왕 목표 양궁대표팀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양궁에서 태극마크 달기가 올림픽 금메달 따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듯 양궁 대표가 되기 위한 치열한 선발 과정에서 살아남은 자만이 신궁의 자격을 갖춘다. 다음 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시상대에 오르기 위한 한국 양궁 대표선수들의 경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신중하게 활을 쏘고 있는 여자 양궁 대표선수. 진천=뉴시스
굳게 다문 입술에 닿았다 시위를 떠난 화살은 후텁지근한 공기를 시원하게 갈랐다. 연속 텐(10점), 텐(10점), 텐(10점). 연신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의 ‘결실’인 듯 화살은 마치 자석에 끌리듯 과녁 중앙으로 빨려 들어갔다.

충북 진천선수촌 양궁 훈련장.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남짓이면 닿는 곳이지만 이곳에 오기까지 꼬박 7개월이나 걸린 선수들이 있다. 장혜진(31·LH) 이은경(21·순천시청) 강채영(22·경희대) 정다소미(28·현대백화점) 김우진(26·청주시청) 이우석(21·국군체육부대) 오진혁(37·현대제철) 임동현(32·청주시청). 다음 달 개막하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한국 양궁 대표팀 선수 8명(남녀 4명씩)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꿈꾸는 한국 양궁 대표팀 오진혁, 이우석, 정다소미, 강채영, 장혜진, 이은경, 김우진, 임동현(왼쪽부터)이 진천선수촌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동아일보DB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되는 것이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 그간 거친 4차례의 선발전 동안 이들이 쏜 화살은 개인당 총 4055발. 70m 거리의 과녁에 꽂힌 화살 점수를 확인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한 거리는 선수당 무려 182km(왕복 140m×1300회)에 이른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활의 장력(張力)은 평균 44파운드(20kg). 시위를 한 번 당길 때마다 20kg짜리 쌀 한 포대를 몇 초간 허공에서 들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양궁은 두둑한 배짱은 물론 강철 체력이 필수다. 오른쪽 어깨에 자그마한 태극 마크를 새겨 넣기 위한 여정은 치열하고 험난했다. 그 시작은 지난해 9월이었다. 현역 국가대표를 제외하고 종합선수권대회 참가 자격을 지닌 남녀 선수 279명(리커브 부문)이 1차 재야(在野) 선발전에 참가했다. 이틀 동안 36발씩 8차례 대결을 벌인 끝에 64명을 가렸다. 두 달 뒤 2차 선발전에서는 앞서 가려낸 인원에 국가대표 상비군이 추가돼 6일 동안 11차례의 경기를 치렀다. 합격자는 24명으로 줄었다.

3차 선발전부터는 현역 국가대표 16명이 레이스에 합류했다. 올림픽 금메달만 3개, 동메달 1개를 보유한 기보배(30·광주시청)와 재야 선발전을 뚫고 온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관왕 구본찬(25·현대제철)이 줄줄이 탈락했다.

엔트리를 확정 짓는 최종 선발전에서는 리우 올림픽 단체 금메달리스트이자 현역 국가대표인 최미선(22·광주여대)마저 고배를 들었다. 그 사이 선발 인원은 40명에서 16명으로 줄었고 최종 8명(남녀 4명씩)이 확정됐다.

이번에 최종 순위 3위로 아시아경기 대표로 선발된 강채영은 리우 올림픽 최종 선발전에서 1점 차로 4위를 기록하며 탈락했다(올림픽 대표 엔트리는 남녀 3명씩). 당시 3위는 앞선 2012 런던 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마찬가지로 4위로 탈락한 장혜진이었다. 2년 전 장혜진이 선발전이 끝나자마자 강채영에게 다가가 “고생했다”며 눈물 어린 위로를 건넨 까닭이다.

대표팀 맏형이자 한국 양궁 최초의 올림픽(런던)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오진혁도 2년 전 리우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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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적으로 남녀 4명씩의 태극 궁사가 확정됐으나 메달 도전 기회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 아시아경기 본선에는 단체전 3명, 개인전 2명, 혼성전 남녀 1명씩만 출전하기 때문이다. 본선 출전 명단은 앞선 평가전과 3차례 월드컵은 물론이고 아시아경기 예선까지 치른 뒤 결정된다. 리우 2관왕 장혜진도, 남자 세계 랭킹 1위 김우진도 안심은 금물이다.

“다소미가 선수촌에 왔을 때 ‘올림픽 챔피언(2016년 리우 올림픽 2관왕)은 언니지만 아시아 챔피언은 나’라고 했다(웃음). 선발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정다소미에게 개인전 금메달을 내줬던 장혜진의 말이다.

세계 최강인 한국 양궁의 아시아경기 ‘전 종목 석권’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건 한국인 코치 영입 등 대대적인 투자로 기량이 급성장한 일본이다. 5월 터키 안탈리아에서 열린 양궁 월드컵 혼성 결승에서 한국은 일본에 패했다.

그러나 한국 양궁의 자신감은 여전하다. 박상도 여자양궁 감독은 “금, 은, 동메달을 한국이 모두 휩쓰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이번 아시아경기에서 개인전 출전 선수는 국가당 2명으로 제한됐다. 그래서 동메달은 다른 나라에 주기로 했다. 목표는 전 종목 금메달이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양궁 대표팀은 이번 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4차 대회에 출전해 실전 감각을 가다듬고 있다.
 
진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박강수 인턴기자 성균관대 철학과 4학년
#양궁#양궁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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