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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도 사람입니다 제게 말을 걸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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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도 사람입니다 제게 말을 걸어주세요”

서동일 특파원 입력 2018-07-19 03:00수정 2018-07-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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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 ‘안티 이슬람’에 해시태그 시위
인도 배우이자 모델인 가우하르 칸이 17일 트위터에 자신의 얼굴 사진과 함께 ‘무슬림도 사람입니다. 증오를 멈춰주세요’라고 적어 올렸다. 가우하르 칸 트위터 캡처
“저는 인도인이지만 (힌두교도가 아닌) 이슬람교도(무슬림)입니다. 그렇지만 저도 사람입니다. 무슬림에 대한 증오를 멈춰주세요.”

인도의 유명 배우이자 모델인 가우하르 칸(35·여)은 17일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무슬림에게 말을 걸어주세요’라는 뜻의 ‘TalkToAMuslim’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얼굴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인도 내에 만연한 ‘안티 무슬림’ 문화에 반기를 들 듯 그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하나도 없었다.

인도의 종교적 소수파인 무슬림 사이에서 ‘TalkToAMuslim’ 운동이 급격히 번지고 있다. 인도 전체 인구(13억 명) 중 이슬람교도는 13%(1억7000만 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무슬림 역시 인생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무슬림에 대한 증오를 멈춰주세요” 같은 문장과 함께 셀카 사진을 올리고 있다.

걸프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 약 3시간 사이에 ‘TalkToAMuslim’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온 트위터 게시물만 7000여 건에 이른다. 무슬림이 아닌 인도인 중 일부도 “나는 힌두교도지만 이슬람 친구가 있다. 내 인생 최고의 친구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동참하고 있다.

인도에서 ‘TalkToAMuslim’ 운동이 급격히 번지기 시작하게 된 직접적 계기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라훌 간디 총재의 말싸움이었다. 두 사람은 모두 힌두교를 믿는다. 모디 총리는 15일 한 연설에서 “라훌 총재는 이슬람교의 ‘트리플 탈라끄(triple talaq)’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트리플 탈라끄는 결혼한 남성이 아내에게 이혼을 뜻하는 아랍어 탈라끄를 세 번 외치면 이혼이 가능하도록 한 이슬람교의 관습으로 이슬람교가 여성의 인권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받는 대표적 관습 중 하나다.

라훌 총재도 하루 뒤 반격에 나섰다. 그는 “나는 착취당하고, 소외당하고, 박해받는 사람들과 함께 서 있다. 종교와 카스트제도, 신념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고 트윗에 적었다. 모디 총리가 종교를 바탕으로 한 차별적 사고를 갖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라훌 총재가 속한 INC는 ‘인도인은 모두 하나다. 나는 종교나 카스트에 따라 인도인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

요즘 인도 내 이슬람교도 사이에선 모디 총리가 집권한 4년 동안 종교적 차별이 심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모디 총리가 주총리를 지낸 구자라트주 공립학교 사회교과서에서 종교적 차별에 반대했던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에 관한 내용이 올해부터 사라졌다. 또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한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지난해 주정부의 관광가이드북에서 세계문화유산인 타지마할 관련 정보를 아예 빼버렸다. 타지마할은 17세기 이슬람계 무굴제국 5대 황제인 샤 자한이 세상을 떠난 아내를 위해 세운 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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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TalkToAMuslim’ 운동은 무슬림에 대한 차별로 쌓여온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모디 총리는 그동안 이슬람교에 대해 대놓고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종교적 소수파를 배척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INC 측은 “라훌 총재는 탈라끄를 찬성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며 모디 총리에게 사과를 요구한 상태다.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dong@donga.com
#무슬림#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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