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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저임금 후폭풍, 시장·기업에 떠넘겨선 해결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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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저임금 후폭풍, 시장·기업에 떠넘겨선 해결 못 한다

동아일보입력 2018-07-17 00:00수정 2018-07-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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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당정청은 오늘 대책회의를 열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상가임대료 인하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어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 조사를 강화하겠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 부담을 낮추기 위해 하도급법을 추가로 개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이 납품단가 반영을 요청하면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수용해 달라”고도 했다. 인건비 영향을 받는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에 납품단가 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개정 하도급법도 오늘부터 시행된다.

소상공인들이 오늘부터 ‘생존권 투쟁’에 나서기로 한 상황에서 나온 정부 대책은 프랜차이즈 본사나 원청업체, 건물주 같은 ‘갑(甲)’의 팔을 비틀어 해결한다는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집단 반발에 대해 “대기업과 건물주를 대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현실에서 정부에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라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최저임금위의 결정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목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사과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기계적 목표일 수는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역설적이게도 최저임금 인상에 떠는 사람들은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일자리가 없어질지 몰라 걱정하는 아르바이트생 같은 ‘을’들이다. 실제로 6월 기준 전체 자영업자는 작년에 비해 1만5000명(0.3%) 줄었지만 무급가족종사자는 4300명(0.3%) 늘었다. 인건비 부담으로 종업원을 해고한 자리를 가족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부가 추천한 노(勞) 편향의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이전까지 중위임금을 기준으로 하던 소득분배 기준까지 뚜렷한 이유 없이 평균임금으로 바꿔 10.9% 인상을 밀어붙였다. 수억 원대 연봉자까지 포함된 전체 근로자의 평균치를 기준으로 삼으면 기준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면서 하루분 임금을 지급하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1만30원이나 된다. 주휴수당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과 터키에만 있는 제도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최저임금 인상이 하반기 경제 운용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를 생각한다면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을 기업과 시장에 떠넘기기보다 인상 속도에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정부가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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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신용카드 수수료#상가임대료#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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