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남 “딸, 미국서 사고로 사망…유골이 화물 비행기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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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13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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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조선 ‘마이웨이’ 캡처
사진= TV조선 ‘마이웨이’ 캡처
가수 겸 사진작가 서수남(75)이 가슴 아픈 가정사를 고백했다.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 빚을 남기고 잠적한 아내, 그리고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아픈 마음을 털어놨다.

12일 방송된 TV조선 ‘마이웨이’에서 서수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서수남은 자신이 태어나고 100일이 되기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그는 “1942년 2월에 저를 낳으시고, 아버지는 불행하게도 4월에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스물여섯 살에 남편을 잃고 나 하나만 바라보고 평생을 사셨다”고 했다.

서수남은 “어머니는 나를 키우느라 고생을 많이 하셨고, 위장병 때문에 식사도 제대로 못 했다. 그런 어머니 때문에 학교도 가기 싫었고 빨리 돈을 벌고 싶었으나 돈 벌 데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를 위해 돈을 벌고 싶었던 서수남이 가진 것은 노래 실력뿐이었다. 서수남은 “어떤 사람이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당신이 너무 외국 노래를 잘하는데 당신이 필요한 곳이 있다’고 하더라. 가봤더니 에이전시가 있는 미8군 용역 회사였다”고 밝혔다.

서수남은 큰 시련을 겪었던 일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아내가 큰 빚만 남겨둔 채 잠적해버렸던 것.

서수남은 “2000년에 큰 시련을 겪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이었고 가장 큰 절망감을 안겨줬다. 삶의 의욕을 송두리째 뺏어 갔다”며 “셋방 얻을 돈도 없을 정도로 비참하게 됐다. 그 이후로 몸이 망가지기 시작해서 대인기피 현상도 생겼다. 때로 어떤 사람들은 ‘쟤는 왜 이렇게 어리석어?’, 또 어떤 사람들은 ‘안됐다’고 하고. 정말 상처가 되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람이 그 이상 비참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수남은 또 “아이들이 세 명 있었는데 걔들이 전부 여자아이였고 결혼을 할 나이였다. 그때 그런 시련을 겪었다. 딸들이 결혼만 했어도 그렇게 비참하지 않았을 거다”라며 “내가 고생하는 건 괜찮은데 아이들이 하루아침에 아버지가 비참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늘을 보면서 ‘나는 왜 이런 곤경에 빠져야 하나요’ 자문하게 되더라. 60세를 바라보는 나이였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옆을 봐도 희망이 없을 것 같다는 그런 절망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서수남은 딸을 먼저 보낸 슬픔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서수남은 “아는 사람은 없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그 다음다음 해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며 “처음에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보호자를 찾는다고 하는데, 남편과 조금 다퉈서 별거 중이었나 보더라”고 밝혔다.

이어 “얘가 술을 좀 많이 마셨나 보더라. 병원에 있다고 보호자가 빨리 와 달라고, 위출혈이 됐다고 미국 병원 응급실에서 그러더라. 비행기 예약을 하고 가려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이미 사망했다더라”고 덧붙였다.

서수남은 “유골이 화물 비행기로 왔다. 인천 터미널에 가서 그 유골을 안고 오는데”라고 말한 뒤 말을 잇지 못했다. 서수남은 “살아서 부모가 그런 경험을 정말 하면 안 된다. 정말 가슴 아프고 내가 죄가 많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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