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밑에서 일하는 사람 사절” 식당서 쫓겨난 백악관 대변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反이민정책 역풍에 잇단 봉변… 국토장관은 식사중 ‘시위대 난입’


‘불법 입국자 부모-자녀 격리 수용 지침’ 논란으로 국내외에서 거센 비판을 받아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외식을 하러 식당을 찾았다 봉변을 당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3일 트위터에 “나는 미국 대통령을 위해 일한다는 이유로 어젯밤 버지니아주 렉싱턴의 식당 ‘레드 헨’의 주인으로부터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나는 정중히 식당을 떠났다”고 썼다. 이어 “그의 행동은 나보다 그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며 “나는 의견이 다른 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을 정중히 대하려 최선을 다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당 주인인 스테퍼니 윌킨슨은 2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전날 오후 8시경 집에 있었던 그는 셰프로부터 샌더스 대변인이 손님으로 왔으며 직원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그가 식당을 떠났으면 좋겠다”는 종업원들의 의견을 들은 윌킨슨은 샌더스 대변인을 따로 불러 “우리 식당은 정직, 연민, 협동심 등을 중시한다”며 “식당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샌더스 대변인은 “괜찮다. 떠나겠다”고 말한 뒤 소지품을 챙겨 나갔다. 레스토랑에 동행했던 샌더스 대변인의 아버지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나중에 트위터에 “레드 헨 레스토랑 메뉴에 편협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윌킨슨은 WP에 “샌더스 대변인은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인 정부에서 일하고 있다. 그가 대통령의 잔인한 정책들을 공개적으로 옹호해 온 점을 견딜 수 없었다”고 퇴장 요구 이유를 밝혔다.

앞서 불법이민 무관용 정책 주무 부처인 국토안보부의 키어스천 닐슨 장관도 19일 밤 워싱턴의 한 멕시칸 음식점을 찾았다 봉변을 당했다. 닐슨 장관이 동행인과 함께 1시간 정도 식사를 했을 때쯤 약 15명의 시위대가 식당에 들이닥쳐 “미국에 난민 신청을 하기 위해 오는 수천 명의 사람을 기소하는 당신이 어떻게 멕시칸 요리를 즐길 수 있느냐”고 외쳤다. 닐슨 장관은 20분 이상 시위가 계속되자 식당을 일찍 떠났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백악관 대변인#반이민정책 역풍#봉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