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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두렵던… 한국축구는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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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두렵던… 한국축구는 멀었다

뉴스1입력 2018-06-24 02:12수정 2018-06-24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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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의 F조 조별리그 2차전서 1-2 패
2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에서 멕시코 카를로스 벨라가 패널티킥으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18.6.24/뉴스1 © News1

그래서 멕시코전은 뭐라도 해주길 바랐다. 이 경기를 놓치면 다시 4년을 기다려야할지 모르기에 미련도 후회도 남지 않도록 다 쏟아 붓길 원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어쩌면 투혼이나 근성과 맞물린 요구였는데, 적어도 그 그림은 나왔다.

열심히는 뛰었다.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내용이었다. 아직 한국 축구의 수준은 세계적인 그것과 거리가 있음이 입증된 무대였다. 뛰는 선수나 응원하는 팬들이나 월드컵 무대에서 즐기려면 아직 멀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3일 밤 12시(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종료직전 손흥민의 중거리포로 1골을 만회했으나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졌던 대표팀은 2패로 F조 최하위에 머물며 16강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이날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 옆에 이재성을 붙여 투톱을 가동했다. 좌우에는 황희찬과 문선민이 출격했다. 문선민의 선발은 예상이 쉽지 않았던 카드다. 조타수 기성용의 중원 파트너로 아산무궁화의 주세종이 선 것도 이채로웠다. 후방은 1차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이재성의 전진배치에 더해 문선민과 주세종 등 국제경험이 부족한 젊은 피의 선발이 이날 경기 ‘콘셉트’를 설명해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엔진’ 이재성이 앞에서부터 방대한 양을 움직이면서 손흥민을 도우라는 복안이었다. 주세종과 문선민은 ‘겁 없는 이’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기대하는 포석으로 해석 가능하다.

맞불은 아니었다. 일단 앞에서부터 열심히 뛰면서 수비에 집중한 뒤 전방의 손흥민에게 믿고 맡기자는 포석이었다.

초반 밀리던 흐름을 막고 전반 13분 빠른 역습으로 좋은 장면을 한 번 만들어내자 멕시코도 움찔했다. 전반 21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것을 손흥민이 3번의 슈팅으로 연결한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수비 실수로 탑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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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6분 센터백 장현수가 우리 위험지역 박스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 실점을 내준 것을 기점으로 흐름이 흔들렸다. 그 이전 김민우가 평범하게 끊어낼 수 있었던 공을 뒤로 흘리면서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이후 ‘억지로’ 버텨내던 대표팀은 그래도 추가실점 없이 전반전을 마치며 후반을 도모하려 했다. 무작정 손흥민을 바라보고 때려 넣는 것에서 조금씩 만들어가는 장면들도 나왔다. 하지만 또 다시 수비가 허무하게 무너지면서 기대감도 함께 쓰러졌다.

후반 26분, 멕시코의 역습 상황에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치차리토)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사실상 많이 기울어졌다. 실점 장면이 많이 아쉽다. 수비수가 보다 침착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면, 먼저 반응하지 않고 참았다면 하는 미련이 생기던 장면이었다.

로스토프 아레나가 위치한 곳은 분명 로스토프-온-돈, 러시아 땅이었다. 하지만 스타디움 분위기는 멕시코 홈구장이라고 해도 큰 문제없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멕시코 선수들과 3만 이상 자리한 멕시코 팬들을 위한 잔치가 됐다.

이기기가 힘들었던 경기다. 한국은 아주 억척스럽게 여럿이 달려들어 힘들게 공을 빼앗은 뒤 너무 쉽게 다시 공격권을 내주고 다시 혼신의 힘을 다해 수비했다. 보기에는 너무 열심히 뛰지만 실효가 없었던 이유다.

공을 잡으면 주는 것이 두려웠다. 정확하게 패스할 자신이 없었던 탓이다. 컨트롤이 되지 않으니 받는 사람도 두려웠다. 그러니 받기 좋은 위치로 발도 떨어지지 않았다. 폭염의 날씨에서 열심히는 뛰었다. 하지만 기본기에서 차이가 컸다.

마지막 위안은 종료 직전 에이스 손흥민이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려줬다는 사실이다. 그마저도 없었다면 너무 허망할 뻔했다.

경기 막바지 몸을 던져 수비한 뒤 기성용은 무릎을 잡고 발을 절었다. 상대 공을 빼앗고 싶어 슬라이딩으로 미끄러졌던 공격수들이 숱하다. 안쓰럽지만, 아직 한국축구는 멀었다.


(로스토프(러시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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