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한국당 비대위원장? 자기들이 저질러놓고 남 불러서 정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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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2일 15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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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용 전 국회의장. 사진=동아일보 DB
박관용 전 국회의장. 사진=동아일보 DB
보수 진영 정치 원로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22일 자신이 한국당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자기들이 저질러놓고 남을 불러서 정리하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쓴 소리를 했다.

박 전 의장은 이날 22일 KBS 라디오 ‘최강욱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간다고 구심점이 되겠는가? 지금 자기들끼리 궤멸 상태에서 서로 욕하고 치고받고 있는데 외부 사람이 나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는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자기들이 저지른 일은 자기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스스로 고쳐나가야만 그게 진실성이 있는 새로운 출발”이라며 “(외부 인사 영입은)수습 방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 많이 해봤다. 야당도 해보고 여당도 해봤는데 전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파 갈등으로 다시 내홍에 휘말린 한국당을 향해 “제대로 된 개혁안을 내려고 하면 1단계는 모두가 성찰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산골로 들어가서 이틀이고 사흘이고 밥을 안 먹더라도 우리가 왜 이 꼬라지(꼬락서니의 방언)가 됐는가 처절하게 자기비판을 해야 한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어 “(자기 성찰이) 시작되고 난 후 전체의 의사가 반영되는 수습안이 나와야 수습이 되지, 어느 한 사람이 무슨 임시로 지도자가 됐다고 ‘당 해산해라, 누구누구 물러가라’ 그것은 있을 수가 없다”며 중앙당 해체 등 쇄신안을 내놓은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박 전 의장은 이번 6·13 지방선거 참패 원인에 대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최순실 사건과 촛불 과정에서 보수가 전혀 자기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신이 소집한 국가 원로회의에서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열린 내각을 만들고 2선으로 후퇴했다가 4월 중순에는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 하고 떠나야 한다’는 안을 제시했음에도 박 전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14일 당대표직에서 사퇴한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해서도 “야당답게 싸울 때는 싸우고 사과할 때는 사과하고 분명한 태도를 국민에게 보였다면 이렇게 안 됐을 것”이라며 “지도자답게 행동을 못했던 것이 (한국당 몰락의) 가장 결정적 원인”이라고 질타했다.

박 전 의장은 마지막으로 한국당에 “정치는 국민이 판단하는 거다. 정치는 앞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움직이는 사람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면 ‘저 사람들 이제는 제대로 뭉쳤구나, 아직 기대해 볼만하다’(고 국민들이 느낄 거다). 그게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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