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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수영]트럼프에 “NO” 하는 멜라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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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수영]트럼프에 “NO” 하는 멜라니아

홍수영 논설위원 입력 2018-06-20 03:00수정 2018-06-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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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와이프’라는 신조어가 있다. 돈 많은 나이 든 남자가 새로 맞아들이는 젊은 미모의 반려자를 지칭하는 비하적 표현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두고도 그렇게 수군대는 소리들이 있었다.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인 멜라니아는 35세 때인 2005년 당시 59세이던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이 됐다. 백악관 입성 후 트럼프의 첫 번째 결혼에서 태어난 딸 이방카에게 밀려 멜라니아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존재감이 적었다.

▷멜라니아가 17일 남편의 반(反)이민정책 중 ‘부모-자녀 격리 지침’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미성년 자녀와 함께 밀입국하다 적발되면 부모는 처벌하고 자녀는 창고나 텐트촌에 격리해 수용하는 무관용정책에 대해서다. 최근 6주 동안 2000여 명의 아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아동인권 논란으로 비화됐다. 멜라니아는 “이 나라가 법을 준수해야 하지만 가슴으로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멜라니아의 쓴소리는 즉각 비판여론에 힘을 실어줬고 전직 퍼스트레이디들이 호응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여사는 워싱턴포스트에 ‘국경에서 부모-자녀 격리 조치로 가슴이 찢어진다’는 글을 기고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부인 로절린 여사,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 글을 리트윗했다. 48시간 동안 생존한 전직 퍼스트레이디 4명 전원이 호응해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미국에서도 대통령 부인은 종종 ‘입 다물기’를 요구받는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의 복지개혁법에 반대했지만 지지하는 척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퍼스트레이디가 대통령의 ‘영원한 야당’이 돼주기를 바란다. 멜라니아가 SNS에서 거친 표현을 남발하는 남편을 겨냥한 듯 지난달 “온라인에서 단어를 현명하게 선택하고, 서로 존중하며 사용하자”고 했을 때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면전에서 저런 훈계를 하고도 무사한 사람은 멜라니아뿐일 것”이라고 했다. 아무도 ‘노(NO)’라고 못할 때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이 돋보인다.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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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피 와이프#트럼프#멜라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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