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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0시간 근무’ 우려했던 대기업들 “생각보다 괜찮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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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40시간 근무’ 우려했던 대기업들 “생각보다 괜찮은걸”

김지현 기자 , 김재희 기자 입력 2018-06-20 03:00수정 2018-06-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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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등 시범운영 현장 가보니 다음 달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자체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법 도입에 앞선 일종의 ‘리허설’이었다.

18일 법 시행을 열흘가량 앞두고 수개월간 근로시간 단축 실험을 진행해 온 주요 기업 사무직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우려했던 것보다는 괜찮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았다.

물론 탄력적 근로시간제 개선 및 고용유연성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이 아직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인력에 여유가 있고 수당 감소분을 보전해 줄 수 있는 주요 대기업들에선 시도해볼 만한 변화라는 반응이다. 자율출퇴근제 및 스마트워킹 등 최근 이어져 온 기업문화 개선 시도와 더불어 정착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LG전자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는 과장 A 씨는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을 근로시간에서 빼니까 다 같이 밥도 빨리 먹게 되고, 커피 마시는 시간도 사라졌다”며 “그 대신 오후 5시 정도면 윗사람 눈치를 보지 않고 알아서 각자 퇴근한다”고 했다. LG전자는 4월 말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40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 중이다.

불필요한 주말 근무나 야근으로 지출되던 추가 수당이 줄어드는 데 따른 비용 절감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간부급 B 씨는 “주말에도 특별히 일이 없는데 습관적으로 출근해 시간을 때우다 수당만 받고 퇴근하던 사람들이 주 40시간 근무 도입 이후 확실히 사라졌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본격적으로 적용했다.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러 자리를 비우던 시간을 아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니 업무 몰입도가 좋은 직원들 사이에선 “주 40시간을 채우는 게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내 10대 그룹 경영지원팀에서 근무 중인 대리 C 씨는 “처음엔 오후 5시 전에 일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화장실 볼일도 참아야 할 정도로 부담이 됐는데 몇 개월 해보니 몸과 머리가 적응해 처음만큼 힘들지 않다”고 했다.

기업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대기업 사무직의 경우 대부분 야근수당보다는 연초와 연말에 나오는 보너스가 연봉액을 좌우한다. 이 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축도 거의 없는 편이라고 했다. 한 대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D 과장은 “야근수당이라고 해봤자 1만5000원으로 택시비도 안 되기 때문에 대부분 일찍 퇴근하는 걸 더 선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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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출퇴근제도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상사에게 따로 보고하지 않고 오전 10∼11시에 출근해도 된다”고 했다. 그 덕분에 불필요한 오전 회의도 기업들마다 대부분 사라졌다. 각자 언제 출근할지 사전에 보고하지 않기 때문에 꼭 필요한 회의는 미리 공지를 하거나 e메일이나 전화 등으로 대체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말 근무를 막기 위해 월요일은 전사적으로 회의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개발 부서에선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대한 개선 논의가 아직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행 3개월인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적용 기간을 6개월∼1년 단위로 연장해 줄 경우 대형 프로젝트가 끝나면 여유를 갖고 쉬는 업무 패턴에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과거 주 5일제 도입을 앞두고 우려가 많았지만 막상 적용해 보니 큰 어려움이 없었듯 근로시간 단축도 대기업이 주도해 기업문화 전반을 바꿔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근로시간이 짧아진 만큼 정해진 52시간 이내의 성과를 변별해 낼 수 있는 평가와 책임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재희 기자
#주 40시간 근무#우려#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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