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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만 있는 삶?’…주머니 가벼워진 직장인들의 여가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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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만 있는 삶?’…주머니 가벼워진 직장인들의 여가 활용법

조종엽 기자 입력 2018-06-17 16:30수정 2018-06-1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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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저녁‘만’ 있는 삶 되는 거 아냐?”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남는 시간은 많아지는 반면 연장근로 수당이 줄어들기 때문에 호주머니는 가벼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가비는 소득변화에 따른 변화 탄력성이 매우 크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민 열 명 중 세 명은 “재정 악화 시 문화·여가비 지출을 줄일 계획”(2015년 통계청 사회조사)이라고 했다. 실제로 국민여가활동 조사 결과 가구당 월 평균 여가비 지출은 2006년 14만2000원에서 2016년 13만6000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일찍 퇴근해 집에서 TV만 봐야 할까? 주머니가 가벼우면 그에 맞게 알차게 보내는 방법을 찾기 마련. 최근 변화하고 있는 여가 문화의 키워드를 살펴봤다.
SNS를 통해 취미를 공유 중인 회사원 전상면 씨(31·왼쪽)가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모습.


여가의 공유 경제

컨설팅 회사에 근무하는 전상면 씨(31)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어플리케이션 ‘프립’을 활용해 사람들을 모아 자신의 취미인 서핑과 스노보드를 함께 즐긴다. 초보자들에게 가르쳐주기도 하지만 따로 강습비를 받지는 않는다. 전 씨는 “단체로 하면 혼자 할 때보다 교통, 숙박, 식음료 비용을 20%이상 아낄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최근 젊은 층에서는 ‘나만 아는 서울 명소 함께 즐기기’ ‘달빛 아래 함께 조깅하기’ ‘수제 맥주 만들어 마시기’ 등 저렴하게 할 수 있는 ‘취미 공유’가 유행이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실비 정도만 내고, 다시 자신이 가진 기술과 유용한 정보를 다른 이들과 공유한다. 가르치는 이들도 그것이 ‘부업’이나 ‘아르바이트’이라고 생각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함께 여가 활동할 사람들을 인터넷으로 이어주는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은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숙박에 더해 여행자에게 여러 체험을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트립’은 2016년 11월 서울을 시작으로 제주까지 전국에 약 200개가 운영 중이다. 에어비앤비 ‘트립’에서 시할머니와 함께 동양화 그리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은비 씨(32)도 “직업이라기보다 할머니가 평소 좋아하시던 그림을 계속 그리며 자존감이 높아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여가 산업의 롱테일 경제학

오래 한 우물을 파는 취미 활동보다는 저렴한 1회성 체험을 다양하게 즐기는 사람도 늘고 있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권민지 씨(27)가 최근 서울 성동구에 연 지하 작업실에는 손님이 매번 바뀐다. 권 씨는 ‘3개월에 얼마’ 같은 식으로 수강료를 책정하지는 않는다. 손님들은 그때그때 일정 비용을 내고 3시간 동안 ‘아무거나’ 만들면서 놀다 간다. 마카롱 만들기, 플라워박스 만들기 등을 해봤다는 직장인 김다예 씨(33)는 “학원에 등록하면 한번에 30여 만 원이 나가는데 막상 끝까지 다니기도 힘들다”며 “이런 활동들은 경제적 부담이 덜한데다 이것저것 해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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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여가 산업에서 소규모 사업자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롱테일’ 경제가 등장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여가 산업 규모는 약 226조 원으로 우리 경제의 11%를 차지하지만 대부분 외식, 영화,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에 집중돼 있다(2013년 여가백서). 그러나 인터넷과 SNS의 발전으로 사람 사이의 연결 비용이 ‘0’에 가까워지면서 예전 같으면 수요자를 찾기 힘들었을 특이한 취미 산업도 힘을 얻을 수 있다.

2004년부터 주5일 근무가 시행됐지만 국민들의 여가 경험이 기대한 만큼 다양해지지는 않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가족단위의 여행비용이 만만치 않고, ‘여가 경력’ 즉 놀아본 경험이 적었던 탓이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10여 년 동안 ‘워라밸’을 중시하는 청년 1인가구의 비율이 급속히 증가했다는 점 등에서, 비싼 비용이 들지 않더라도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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