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김-최선희 판문점 접촉… 6·12회담 본궤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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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협상팀 27일 북측 통일각 방문… 北과 사흘간 정상회담 의제 조율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26일 깜짝회담
“김정은 요청… 완전 비핵화 의지 밝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미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이 27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이끄는 북측 협상팀을 만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26일 전격 정상회담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자마자 하루 만에 북-미가 본격 실무 접촉을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한미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김 대사가 이끄는 협상팀은 27일부터 사흘간 판문점에서 최선희가 이끄는 협상팀과 실무 조율을 할 계획이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김 대사는 미 행정부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특히 최선희와 오랜 기간 6자회담 파트너로 함께해 서로를 잘 안다. 김 대사가 우리말에 능통한 만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북-미 간에 비핵화 방식과 보상 체계 등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사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을 마치고) 서울에 와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김정은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회담이 취소될 위기에 처하자 문 대통령에게 ‘원포인트 회담’이라는 SOS를 요청해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김정은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며 이번 회담이 김정은의 요청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25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서한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한 다음 날이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에게 위임한 담화문에서 몸을 낮추며 미국과의 대화를 요청한 데 이어 곧바로 문 대통령에게 ‘깜짝 회담’을 제안하면서까지 회담 재개 의지를 밝힌 것.

김정은은 26일 문 대통령과 만난 직후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결과도 만들고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듣고), 북남관계 문제도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김 위원장이) 6월 12일로 예정돼 있는 조미 수뇌회담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문 대통령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시면서 역사적인 조미 수뇌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북한 매체가 북-미 정상회담 날짜를 6월 12일로 보도한 것은 처음이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신진우·손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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