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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에 허찔렸던 靑, “회담 가능성 다각도 분석” 말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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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에 허찔렸던 靑, “회담 가능성 다각도 분석” 말 아껴

한상준 기자 입력 2018-05-26 03:00수정 2018-05-2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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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에 허찔렸던 靑, “회담 가능성 다각도 분석” 말 아껴
靑, ‘회담 취소’ 충격 벗고 기대감… 北-美정상 직접 대화해결 강조

0.1%의 가능성이 현실로 이어지자 청와대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실을 밝히기 8시간 전까지도 청와대는 “(북-미 회담 가능성이) 99.9%라는 관측은 여전하다”고 공언했기에 충격은 더 컸다.

다만 북한이 25일 오전 대화의 여지를 열어놓은 담화를 발표하자 청와대를 밤새 짓누르던 무거운 먹구름은 다소 걷혔다. 24일 밤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긴급 참모회의를 소집했던 청와대는 25일에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며 “직접 소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북-미 회담 가능성을 다시 내비친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 靑, 편지에 ‘패닉’, 北 담화에 ‘안도의 한숨’

북-미 회담 취소를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가 공개된 24일 오후 11시경, 청와대 참모들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당혹스러운 모습이었다. 한 청와대 참모는 “속이 타들어가고 문드러지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관저에서 긴급 참모 회의를 소집한 문 대통령의 머리는 다소 엉클어져 있었고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청와대가 패닉에 휩싸였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를 사전에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백악관에서 편지 발표 몇 분 전 조윤제 주미 대사에게 ‘빨리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라’고 알려왔다. (청와대에) 전달하는 데 약간의 시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24일 밤 12시부터 한 시간 동안 관저 회의를 한 후 청와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선언에도 불구하고 북-미 회담과 이어지는 남북미 회담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북한이 다시 한 번 강경 대응으로 나설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청와대는 조금이나마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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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석론’에 가려졌던 냉혹한 현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발표와 이어지는 북한의 담화까지 청와대는 아무것도 못 하고 북-미의 반응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의 의중을 정확히 읽지 못한 채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상황을 판단한 것. 여권 관계자는 “취소 발표도 충격적이지만 그 과정이 좋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당장 청와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과연 정확하게 읽어 왔는지 되짚어봐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청와대는 그간 “한미 공조는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고 자신했지만 불과 이틀 전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도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가능성을 읽어내지 못했다.

북한의 잇따른 강경 반응에 대한 안일한 인식도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겨냥한 북한의 담화에 “최근 엄청난 분노와 공공연한 적대감에 기초한 성명”이라고 성토했다. 그만큼 백악관의 불만이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지만 청와대는 북한의 담화에 대해 “최근 북한의 여러 가지 반응”이라고만 표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청와대는 북한의 반응을 일상적인 강온 전술로 생각했지만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과거 미 행정부와 다르다’고 공언했던 점을 감안하면 더 심각하게 고려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 ‘김정은 직접 나서라’ 촉구한 文

파국의 위기 속에서 북-미 회담의 불씨를 살리려는 청와대는 정상 간 직접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의 소통 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상 간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NSC에서도 “북-미 정상 간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 제1부상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의 담화로 도발에 나선 김정은을 향해 “직접 나서라”란 신호를 보낸 것이다. 청와대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발표에 대한 첫 반응을 문 대통령 명의로 발표한 것도 “한미 정상이 직접 나섰으니 북한도 최고지도자가 반응하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청와대가 남북 핫라인 통화에 대해 “지금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을 거친 간접 메시지가 아니라 북-미 직접 대화만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극과 극을 오갔던 청와대는 이날 오후 10시 40분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논의하고 있다”며 하루 만에 다른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이 무엇인지, 북-미 간 물밑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반응을 내놓을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다각도로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청와대#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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