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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삼성 뇌물은 충격·모욕”…남은 재판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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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삼성 뇌물은 충격·모욕”…남은 재판 격돌 예고

뉴스1입력 2018-05-23 14:07수정 2018-05-23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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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분 동안 직접 다스·삼성 뇌물 등 의혹 부인
박근혜와 달리 적극적 모습…檢 증거는 동의
뇌물수수·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66)과 달리 할 말이 있으면 직접 하는 과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검찰의 증거에 동의해 사실관계가 아닌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오후 1시쯤 법원에 도착해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구치소 호송차에서 내렸다. 다소 더운 날씨를 의식한 듯 넥타이는 매지 않았고, 손에는 서류봉투가 하나 들렸다.

오후 2시 재판부가 입정했고, 1분 뒤 이 전 대통령이 법정에 출석했다. 주변을 다소 두리번거리며 들어온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들과 별다른 악수를 하지 않고 피고인석에 착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11분의 모두발언을 통해 혐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직접 밝혔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삼성 뇌물 의혹 등에 대해 강한 어조로 반박했다.

그는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것을 자신도 속으로 인정할 것”이라며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냥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선 “제 상식으로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부인했다. 삼성에서 다스 소송비를 대납받았다는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선 “이건희 회장을 사면한 대가로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충격이고 모욕”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민에 대해선 “참으로 안타깝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며 “우리 사회는 이제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의 시대를 열어 서로 인정하면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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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검찰은 공소사실 요지를 밝히면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질적인 소유주”라고 단언했다. 설립 주도 여부와 주주로서의 권리,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 권한을 가졌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이 전 대통령은 다스의 실질적 소유자라는 것이다.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대통령직을 유지하기 위해 횡령금을 회수한 사실을 은폐할 필요가 있어 처남에게 횡령금을 조용히 유입하라고 지시했다”며 “대통령 취임 전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 관련 중요사항을 직접 결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했다”고 강조했다.

삼성에서 다스 소송비를 대납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이 삼성의 지원으로 충당된다는 것을 보고받았다”며 “관련자의 진술과 회계자료, 자금 지출 결재서류 등을 통해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다스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 큰형인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변호사는 “다스 설립자금을 이 전 대통령이 냈다는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의 진술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에 대해서도 “뇌물죄로 인정받으려면 에이킨검프(다스 미국 소송을 맡은 로펌)와 삼성, 또는 청와대와 삼성 사이에 뇌물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며 “(합의한 사람이라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청와대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밖에도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 동의해 증인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함께 있던 사람들과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건 내게 받아들이기 힘든 참담한 일”이라며 “억울함은 객관적 자료와 법리로 풀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측근들을 법정에 세워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겠다는 취지로, 검찰 측과 법리적으로 다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증인신문 절차가 대폭 줄어들 것이기에 이르면 올 여름 안에 1심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 관련 언급이 나오자 발언권을 주장하며 자신이 직접 반박하는 등 주도적인 모습도 보였다. 소극적으로 일관한 박근혜 전 대통령(66)과 반대다.

그는 삼성에서 다스 소송비를 대납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이 공방을 벌이자 “(검찰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데리고 와 (청와대에서) 나를 만나게 했다고 하는데, 김 전 기획관은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며 “어디 삼성 부회장이 약속도 없이 청와대에 들어왔겠느냐”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첫 공판에서 주소·생년월일·직업을 묻는 질문에만 답했다. 이후 재판을 보이콧한 10월16일까지 146일 동안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다. 재판부의 간단한 질문에 가끔씩 고개를 끄덕이거나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대신 말하게 하는 식이었다.

이 전 대통령의 태도는 이런 박 전 대통령과 반대되는 것으로, 앞으로의 재판에서도 주도적으로 직접 의견을 밝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모두발언을 적은 이 전 대통령의 친필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북에 공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28일 오전 10시 두번째 공판기일을 열고 이날 조사한 서류증거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들은 후, 다른 서류증거를 조사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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