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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연봉 4000만원은 웃고 中企근로자는 우는 최저임금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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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연봉 4000만원은 웃고 中企근로자는 우는 최저임금 기준

동아일보입력 2018-05-23 00:00수정 201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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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1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놓고 새벽까지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24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사용자 측에서는 기본급과 직무수당 등만이 포함된 현행 기준에 정기상여금과 숙식비 등 복리후생비까지 포함시키자고 주장한다. 노동계는 이를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대체로 정기상여금을 포함시키는 데 찬성하지만 정의당이 강력하게 반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환노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조정하겠다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속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여 보자는 취지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7530원이다. 국가 간 비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위소득 대비 최저임금을 보면 한국은 60%에 육박해 프랑스(61%)와 함께 선진국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2016년 기준으로 미국(35%) 일본(40%) 영국(49%)은 우리보다 낮다. 최저임금 수준뿐 아니라 지나치게 빠른 상승 속도는 도·소매업이나 음식·숙박업 분야 고용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 분야 취업자는 지난달에만 전년 대비 9만 명이나 줄었다.

한국 기업의 임금체계는 기본급 비중이 낮고 상여금 등의 비중이 높은 구조다. 대기업일수록 이런 현상이 심하다. 현재 산입범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최저임금을 16.4% 올린 데 이어 앞으로 2년 연속 16% 정도씩 더 올리면 연봉 4000만 원의 대기업 직원도 최저임금 대상자에 포함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일어나게 된다. 급격한 인상이 대기업 근로자에게는 큰 혜택으로 돌아가고, 중소기업과 자영업 근로자들은 고용 자체를 위협받는 현상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를 보호하려는 당초 취지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는 인상률 못지않게 최저임금 총액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전에 국회가 산입범위부터 조정해 두었어야 했다. 산입범위는 최저임금법과 시행규칙에서 정해놓고 있기 때문에 개정도 국회가 하는 게 맞다. 이를 최저임금위원회에 맡기는 것은 지나친 권한 위임의 소지가 있다. 국회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기 전에 서둘러 산입범위를 손질해야 한다.
#최저임금 산입범위#중소기업#자영업자#최저임금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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