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처님오신날, 서울 조계사 ‘만발공양간’ 무료로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2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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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조계사 만발공양간을 찾는 긴 행렬.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서울 조계사 만발공양간을 찾는 긴 행렬.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은 22일 서울 조계사의 식당 ‘만발공양간(萬鉢供養間)’이 무료로 열렸다.

봉축 법요식이 열린 이날 오전 조계사 주변은 500m 가까운 긴 행렬이 이어졌다. ‘두 줄, 만발공양간→’이라며 줄 서는 요령과 방향을 표시한 푯말을 들고 행렬을 정리하는 자원봉사자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서울 조계사 만발공양간을 찾는 긴 행렬.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서울 조계사 만발공양간을 찾는 긴 행렬.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만발공양은 사찰 행사가 끝난 뒤 밥을 수북수북 담아 사람들에게 베푸는 음식이란 뜻이다. 초기 불교의 전통은 신도들이 수행에 전념하는 스님들의 발우에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고, 남방불교는 현재도 이를 지키고 있다. 반면, 중국과 한국 등 대승불교가 강한 지역에서 사찰의 만발공양은 살림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끼니를 제공하는 나눔의 상징이다.

점심으로 제공된 비빔밥.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점심으로 제공된 비빔밥.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조계사는 이날 1만 명이 먹을 수 있는 무료 점심을 준비했다. 메뉴는 콩나물 시금치 무나물 등 5가지 나물을 올린 비빔밥과 절편, 시래기 된장국이다. 식당 자원봉사자만 150여명에 이르렀다.

이세용 조계사 종무실장은 “만발공양간은 일제강점기 사찰 창건 당시부터 운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부처님의 자비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오랫동안 무료로 운영돼왔다”라고 말했다.

만발공양간은 현재 1인당 2000원을 받고 있는데 여기엔 피치 못할 사연이 있다. 이 공양간이 무료로 운영되자 주변 상가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노숙인들까지 몰려 관리가 어렵다며 구청에서 유료화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1000원을 받았는데 또 다시 ‘인상 압력’이 이어져 2015년부터 현재의 요금을 받고 있다.

긴 줄에서 만난 한 신도는 “해마다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을 지켜보고 만발공양간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연례행사가 됐다”라며 “줄이 꽤 길지만 불자들과 만나고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기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갑식 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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