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딸 눈에 비친 ‘흰 반점’…알고 보니 ‘망막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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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5월 21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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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시아와 프레슬리. 사진=NORTH NEWS
알레시아와 프레슬리. 사진=NORTH NEWS
사진작가 덕에 7개월 된 딸의 시력을 지키게 된 부모의 사연이 화제다.

17일(현지 시간) 영국 익스프레스, 더선 등 현재 매체는 가족사진 촬영 중 아이의 눈에서 이상을 감지한 사진작가 덕에 딸의 종양을 알게된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더럼 주 재로에 살고 있는 소피 핀들레이와 대런 마셜 부부는 지난해 1월 당시 3살짜리 아들 파커와 7개월 된 딸 프레슬리와 함께 스페인 테네리페 섬으로 가족 여행을 떠났다.

소피는 머물고 있던 리조트의 사진작가 알레시아에게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다음날 촬영한 사진을 찾으러 간 소피와 대런은 알레시아로부터 딸 프레슬리의 눈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알레시아는 사진 속 프레슬리의 안구에 흰 반점이 있는 것을 지적했다.

소피는 “처음엔 그것이 적목 현상(플래시의 빛이 안구의 혈관에 반사된 후 불게 보이는 현상)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알레시아는 적목 현상이 아닌 흰 반점이 생긴 것을 보고 이들 부부에게 딸을 데려가 검사를 받아 보라고 조언했다.

알레시아의 말을 듣고 그간 찍어둔 딸의 사진을 확인해 본 부부는 사진 속 딸의 안구에 모두 흰 반점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흰 반점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한 이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병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선덜랜드에 위치한 한 안과 전문 병원에서 프레슬리의 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프레슬리는 안구 종양인 ‘망막아세포종’ 진단을 받았다.

망막아세포종은 망막에서 발생하는 소아기의 드문 안구 종양으로, 어느 나이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2세 이전의 소아에서 발생한다. 발생률은 1만5000~2만 출생아 당 1명꼴로, 증례의 60%가 편측에서 발생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백색동공(동공에서의 흰색 반사)과 사시로, 백색동공은 처음엔 변동이 있으며 특정한 각도와 빛 아래에서만 보이는데, 이 징후는 사진기의 플래쉬로 인해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간과돼 안저 검사를 포함한 안과적 협진으로 알게 되는데, 앞방고름, 앞방출혈, 큰안구증, 안구돌출증과 같은 다른 징후를 보일 수도 있다.

특히 망막아세포종은 조기에 발견해 제대로 치료하면 완치될 가능성이 높지만, 계속 방치하면 암세포가 자라 안구 대부분이 암세포로 채워지거나 다른 부위로 번져 눈 속의 체액의 흐름을 차단하게 된다. 이 경우 눈 속에 압력이 높아져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이후 프레슬리는 몇 차례 수술을 받고,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를 받는 등 현재까지 치료를 이어오고 있다. 다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소피는 프레슬리 등 가족과 함께 알레시아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테네리페 섬을 다시 찾았다고 밝혔다.

소피는 “우리는 알레시아에게 모두 빚을 지고 있다”며 “만약 알레시아가 흰 반점을 지적하지 않았다면, 프레슬리는 눈을 잃었을 것이다. 알레시아가 프레슬리의 시력을 구한 것”이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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