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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은 봉’ 방제용 드론 수입가 대비 400% 폭리…정부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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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은 봉’ 방제용 드론 수입가 대비 400% 폭리…정부 뒷짐

뉴시스입력 2018-05-16 14:04수정 2018-05-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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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에서 구매 열풍이 일고 있는 농약 살포용 ‘농업(방제)용 드론(Drone)’이 수입원가 대비 평균 400% 높은 가격에 판매·공급되면서 영세 농민들만 소위 ‘호갱(호구 고객)’ 취급을 받고 있다.

16일 뉴시스가 단독 입수한 ‘드론 수입신고 필증’을 확인한 결과 지자체 보조금 지원 사업으로 농가에 인기리에 공급 중인 중국 A사 모델의 경우 대당 수입 원가는 미화 4250달러(460여만원)인데 반해, 농가에는 400%를 웃도는 1850여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일선 시·군 지자체에서는 사실상 ‘폭리 수준’에 가까운 농업용 드론을 구입하는 농가에 구매 비용의 50%를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있어 ‘혈세 낭비’와 ‘업자 배 불리기’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왜곡된 ‘농업용 드론’ 수입·판매시장…실태점검·제도개선 시급

드론은 국가적으로도 미래 4차 산업을 선도할 핵심아이템으로 선정될 만큼 중요성과 활용 분야 등이 무궁무진 하지만 국내에 유통 중인 농업용 드론의 90% 가까이가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 온 제품들로 넘쳐나고 있다.

농업용 드론의 경우 국내 수요만으로는 채산성이 맞지 않아 국산 드론 제조 산업이 걸음마 단계인 가운데 중국 A사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뛰어난 성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A사 드론의 경우 현재 국내에서는 공식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복수의 사업자들이 수입해 판매 중이며, 판매 가격은 이들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산업용을 제외한 농업용 드론은 ‘농기계’로 분리돼 수입업자가 국내에 들여 올 때는 부가세와 관세를 100% 면제받고 있다.

문제는 같은 제조사 모델인데도 국내 B사는 특정 모델을 1500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는 반면, C사는 1800만원 대에 공급하고 있다. 두 사업자 모두 수입원가 대비 가격은 300~400% 높은 수준이다.

폭리 수준으로 판매 가격이 책정된 농업용 드론은 이들 수입업자 외에도 국내 유수의 농기계 제작사들까지 가세해 농가에 판매하고 있어 기업윤리 적인 측면에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드론 수입·판매시장을 공급자 중심의 시장 자율에만 맡긴 채 뒷짐만 쥐고 있어 전반적인 실태 점검과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수의계약 구매 ‘보조금 지원’ 남발…판매업자만 ‘배 불리기’ 도마위

일손이 부족한 농작업 현장에서 농약과 비료 살포용 수단으로 농업용 드론의 효율성이 입증 되면서 농도인 전남 지역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농가에 ‘보조금 지원사업’으로 드론을 공급하고 있다.

보조금은 각 지자체가 드론 기체구입 비용의 50%를 보조한다. 나머지 50%는 농가에서 자기부담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전남지역 지자체가 구매하고 있는 농업용 드론의 경우 중국 A사 제품이 90%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대당 1800여만원 수준으로 판매 가격이 책정된 드론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 십대씩 일괄 구매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확인됐다.

지자체들의 경우 ‘지방계약법’ 규정에 근거해 2000만원 미만의 경우 지역에 사업자를 둔 업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수의계약 체결 대상 사업자 대부분은 해당 지역에서 농기계를 판매 중인 중견 대리점 업주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일선 지자체에서 농기계 보조금 지원 사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판매업자가 제시하는 가격에 대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각 지자체에는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 발간해 공급하는 농기계별 판매가격이 표시된 안내 책자가 배포돼 있다.

이 책자를 보면 중국 A사 드론의 경우 같은 모델이지만 판매업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대당 400만원 가까이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전남 서남권 한 지자체의 경우 농업용 드론을 구입하면서 높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나 투명하지 못한 계약 체결로 농가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들이 혈세 낭비를 막고 농가 부담을 덜어 줄 방법이 있는데도 판매 가격만 수입원가 대비 400% 폭리 수준에 이르는 드론을 보조금 지원사업 농기계로 선정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업체와 담합 의혹까지 일고 있다.

농업인 김모(43)씨는 “농업용 드론을 농약 살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입했는데 나중에 우연찮게 해외 온라인 마켓 사이트를 검색해 봤더니 대당 500만원 수준으로 확인돼 분통이 터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드론을 구입할 때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판매업체 선정 과정에서 이래라 저래라 개입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보수비용도 문제로 떠올라

농업용 드론 기체 등은 가격이 고가로 형성된 것이 현재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기체 유지·보수와 관련해서도 이에 못지 않는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농작업 현장에서 수입 드론을 사용하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나 사용자 부주의로 발생한 경미한 고장은 지역 농기계 수리점에서 수리가 가능하지만, 심하게 파손된 경우에는 전문적으로 기체를 수리해 주는 애프터서비스(AS)점이 국내에는 몇 곳 되지 않아 유지·보수 등에 애를 먹고 있다.

그나마 전문 수리점을 이용 하더라도 기체 자체가 고가이고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고 있어 수리에 쓰이는 부품 가격도 기체가격에 비례해 높게 책정돼 있다.

또 수리를 전담하는 전문 인력이 부족해 수리비용도 들쭉날쭉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적으로 영세한 대다수 농업인들의 경우 드론 구입 당시 가입한 보험 만 전적으로 믿고 기체를 수리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과도하게 요구하는 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AS를 통해 재비행이 가능한 멀쩡한 기체까지 전손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농가들이 신규로 보험에 가입할 경우 인상된 보험료를 내야 하는 등 가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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