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셀레브’ 임상훈 대표 ‘갑질’ 폭로…“따귀·폭언·회식 소주 3병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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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20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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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브
최근 재벌가의 갑질 폭로가 이어지면서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스타트업 ‘셀레브’의 임상훈 대표도 직원에게 욕설을 하는 등 갑질을 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퇴사했다고 밝힌 김모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을 언급하며 “차라리 그들은 가진 것이 많으니 잃을 것이라도 있겠지. 스타트업계에서 상대방 얼굴에 물 뿌리는 일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말문을 열었다.

김 씨는 “CEO가 내 싸대기를 올려 붙이고 물병으로 머리를 쳐도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해서 혹은 폭로한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것 같아서 입 다물고 있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라며 “스타트업에서 잘못을 한대도 대한항공만큼의 파급력이 없으니까 말이다”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경외심은 돈을 주고도 못 사는 것이다. 우리가 대기업처럼 월급 못 줄 바에야, 결국 사람보고 따르는 거다’라는 한 스타트업 대표의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나는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와 충격을 받았다”며 “그거 만든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 나는 하루 14시간을 일했다. 매일같이 오가는 고성은 직원들이 잘못해서가 아니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서열을 잡기 위함임을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작은 회의실에 여직원을 불러다 성과 보고를 하라며 ‘네가 뭘 했는데. 우리 회사에 뭘 했는데. 말해보라고’ 이걸 15분 정도에 걸쳐 소리 지르면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여직원들은 거의 매일 울었다”라며 “그는 그룹사이에서 자신을 일컫는 ‘미친 개’라는 별명을 알고 있었으며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씨는 “회식 날은 대표 빼고 모두가 두려워하는 시간이었다. 모두 소주 3병은 기본으로 마시고 돌아가야 했다”며 “어떤 날은 얼음을 던져 직원의 입술을 터트리기도 하고, 어떤 날은 단체로 룸살롱에 몰려가 여직원도 여자를 초이스해 옆에 앉아야 했다”고 폭로했다.

김 씨는 “결국 나는 어느 날 심한 어지럼증을 느껴 근처 병원에 실려 갔고 정신과에선 공황장애를 진단받았다. 그걸 회사에 전달하자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퇴사 처리가 되었다. 어차피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로 다녔는데 퇴사가 무슨 의미인가”라며 “업로드한 영상의 ‘좋아요’ 숫자가 안 나오면 연봉을 깎겠다고 매일 협박하는데 정규직이 무슨 소용인가. 이 사람이 새로운 엘리트라면 단언컨대 한국에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글에 등장하는 CEO가 셀레브 임 대표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타트업 갑질 논란과 함께 그를 향한 비난이 이어졌다.

이에 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를 떠난 직원이 저에 관해 쓴 글을 보았다. 글에 적힌 저는 괴물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며 “처음에는 핑계를 대고 싶었다. 그러나 지난 시간 저의 모습을 돌아보니 모두 맞는 말이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어찌하다 이런 괴물이 되었을까 제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젊은 나이에 지위라는 것도 갖게 되다 보니 독선적인 사람,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심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빌려 그동안 저의 부족함으로 고통 받고 회사를 떠난 직원들, 그리고 현재 직원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회사의 문제도 아니고, 시스템이 없어서나, 잘못된 문화 때문도 아니다. 이번 일은 100% 저 개인의 부덕함과 잘못에서 출발한 일”이라며 “저만 바뀌면 될 일이니 회사나 회사의 다른 구성원들에게는 그 어떤 피해도 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 전 SNS에 글을 올린 퇴사 직원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임 대표가 운영중인 셀레브는 2016년 설립된 온라인 비디오 콘텐츠 제작 및 유통, 디자인 R&D, 커머스 등을 담당하는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을 대상으로 인터뷰 영상을 제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셀레브의 영상은 평균 1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셀레브의 페이스북 계정 팔로워는 약 110만 명에 달한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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