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상현, DJ 앞에서도 담배 피운 우리 모두의 형님” 애도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19일 16시 46분


코멘트
1985년 3월 18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실에서 공동의장인 김대중(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과 자리를 함께한 김상현 당시 부의장. 동아일보DB
1985년 3월 18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실에서 공동의장인 김대중(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오른쪽)과 자리를 함께한 김상현 당시 부의장. 동아일보DB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6선의 후농(後農) 김상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애도했다.

박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후농(後農) 김상현 형님께서 선종하셨다. 담배를 지극히 싫어하신 DJ(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도 박상천 대표와 담배를 피우신 유이한 우리 모두의 형님이셨다. DJ를 형님이라 부르시는 분도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과 함께 유이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정치를 하시며 진산(珍山)선생의 폭넓은 정치를 높이 평가하셨다”며 “DJ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반기도 잘 들었다. 민추협(민주화추진협의회) 의장 때 미국에 오시면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DJ와 반목하니 아무도 찾지 않아도 웃으시며 누구를 미워하지 않으셨다”고 적었다.

박 의원은 “저희 집에서 며칠 계시면서 저희 어머님께서 ‘우리 지원이 국회의원 시켜주쇼잉’하셔 사실상 저를 정계입문을 시켜주신 분”이라며 “당시 여당인 이종찬 사무차장과 교분이 두터우셔 제가 귀국하면 함께 술자리를 하기도 하셨다. ‘형님, 민추협 의장이 민정당 실세와 어울려도 됩니까’ 하니 ‘정치는 원수하고도 대화해야지만 원칙만 지키면 돼’하셨다”라고 고인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또 박 의원은 “하바드 대 초청강연에 오셔 ‘한국에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는 DJ를 겨냥한 강연 원고를 장시간 설득하여 겨우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로 고치기도 하셨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3남1녀 중 따님 현주를 지극히 사랑하셨다. 예쁘고 활달하지만 ‘우리 현주가 엄마 고생시킨다고 정치인 싫어 한다’고 늘 푸념도 하셨다”며 “정많고 눈물많고 마음이 고우신 형님!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십시오”라고 애도했다.

한편 고인은 고인은 지난해 8월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18일 오후 6시 2분 별세했다. 향년 83세. 장례는 민추협 민주 사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고인은 부인 정희원 여사와 슬하에 3남(윤호, 준호, 영호) 1녀(현주)를 뒀다. 빈소는 서울 세브란스병원(02-2227-7500), 발인은 22일, 장지는 경기 파주시 나자렛묘역.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