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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前기장들 “대통령 전용기도 이리 안 할 것 ·공산국가 수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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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前기장들 “대통령 전용기도 이리 안 할 것 ·공산국가 수준” 폭로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4-17 09:30수정 2018-04-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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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항공 조현민 전무

“비행 중인 기장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낸다. 회장님 탄 비행기가 혹시라도 지연이 될까 봐 과도하게 소위 말하는 케어를 하는 거다. 그래서 저희들끼리 농담으로 대통령 전용기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 전직 대한항공 기장 A 씨

“이번 조현민 사건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회사 내에서 오너 일가가 거의 공산국가처럼 자기들이 원하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전직 대한항공 기장 B 씨


대한항공에서 수년 간 기장으로 근무했던 A 씨와 B 씨는 이번 조현민 전무 ‘물컵 사건’과 같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이 처음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대한항공에서 기장으로 약 7년 간 근무하다 퇴사한 A 씨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조 전무로 추정되는 사람이 고성을 지르는 음성 파일이 공개된 것과 관련, “그 음성 파일을 처음 접했을 때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A 씨는 “대한항공 직원이라면 총수 일가가 항상 그래 왔다는 걸 다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 않았다”며 “제가 오히려 놀란 부분은 이제는 직원들도 을의 입장에서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런 것들을 낱낱이 공개할 지경에 이르렀구나, 더 숨기지도 않는구나, 마치 물이 끓듯이 어떤 점에 다다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조 전무의 ‘고성’은 사내에서 흔한 일이었다고. A 씨는 “조현민 전무가 근무하던 곳은 본사 건물의 6층인데 전해 듣기로는 조 전무는 보통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기분이 좋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무슨 통과의례처럼 항상 고성을 지른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본사 근무했던 사람들은 대부분 다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벌어지는 일이라고 들었다. 고성을 지르기 시작하면 6층 전체가 조용해지면서 키보드 소리만 탁탁탁 나는데 사내 메신저로 직원들이 서로 물어보면서 ‘오늘은 무슨 일로 그러는 거냐’, ‘오늘 깨지는 사람은 누구냐’, ‘오늘 저기압이니까 조심해라’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A 씨는 또한 “조현민 전무뿐만 아니라 총수 일가가 비행기를 타는 날이면 온 부서가 비상이 걸린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탑승하고 있는데 지점장을 세워놓고 소리를 지르는 등 총수 일가의 안하무인격 행동이 자주 있는 일이었다는 것.

그는 “요즘에는 비행 중인 기장에게 계속 메시지를 보낸다더라. (조양호)회장님 탄 비행기가 혹시라도 지연이 될까 봐 과도하게 소위 말하는 케어를 하는 것”이라며 “비행 중에 메시지 수신하느라 정상적인 비행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과도하게 한다더라. 그래서 저희들끼리 농담으로 대통령 전용기도 이렇게는 안 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건 개인적인 일탈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다. 총수 일가의 한마디에 모든 임직원들이 꼼짝하지 못하고 벌벌 떨고 알아서 기는, 그런 금수저라고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부당한 일을 당해도 아무 말도 못하는 그런 구조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에서 10년 이상 기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B 씨 역시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갑질’이 심했다고 토로하며 ‘공산국가’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B 씨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수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예를 들어 회장 본인이 직접 고객 컴플레인 글에 답글을 달고 있는데, 직원 중 누군가가 잘못하면 ‘해병대 캠프에 보내라’ ‘No Mercy’ ‘자비를 주지 마라’라고 답글을 적어 그 직원은 회사 생활이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번 조현민 사건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회사 내에서 오너 일가가 거의 공산국가처럼 자기들이 원하면 뭐든 다 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단 직원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게 문제다. 직원을 하인 부리듯이 하고 갑질이 절대 없어질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라며 “자녀 3명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한테 반말을 한다든지 고함을 지른다든지 이런 일들이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라고 거듭 말했다.

심지어 직원들의 개인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사찰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고 B 씨는 주장했다.

그는 “통합 커뮤니케이션실이라는 부서가 따로 있다. 이 부서에서 일일이 직원의 소셜미디어를 사찰해 그게 자신들의 뜻과 맞지 않다면 글을 내리라고 한다. 예전에 한 번은 회장 욕을 써서 그 직원을 정직을 시킨다는 등 이런 일들이 흔한 일인 것 같다”며 “글을 내리라고 하는 것도 그 사람을 통해서 하는 게 아니라 그 해당 부서의 임원이나 아니면 직급이 높은 사람을 통해서 그 글을 내리라고 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거의 공산국가처럼 되어 있다 보니까 그렇게 가능한 것”이라며 “싫다고 할 수 없는 구조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B 씨가 주장한 ‘직원 SNS 사찰’ 의혹에 대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부인했다.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SNS 팀은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익명의 제보자가 언급한 ‘사내 직원 SNS 사찰 의혹’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2만 명이 넘는 직원의 개인 SNS 계정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허위 사실 유포와 관련해 회사는 사실 관계를 바로 잡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팀은 주요 업무 내용에 대해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SNS 팀은 총 6명으로, 대한항공 공식채널 6개(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구글플러스, 유투브, 블로그)를 운영 중”이라며 “이 팀은 주로 봉사활동인 ‘사랑나눔 일일카페’ ’대한항공 시설 견학행사’ 등 SNS 팬들과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소통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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