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평균 300만원… 백화점 큰손 떠오른 남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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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百, 男전용카드 실적 분석
명품-의류-미용에 지갑 열어… 男비율 점차 커져 작년엔 34%
백화점 업계, 전용매장 강화


최근 패션이나 미용 등 치장을 위해 과감히 지갑을 여는 남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가 3월 출시한 남성 전용 카드의 지난달 카드 사용액은 1인당 평균 300만 원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제휴 일반카드의 한 달 사용액(40만∼50만 원)의 6배 수준이다. 카드 사용액에는 백화점 쇼핑만 아니라 다른 지출이 포함돼 있지만 백화점 할인율이 높은 카드 상품인 것을 감안하면 백화점 내 소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신세계는 보고 있다.

여성 고객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백화점에 남성이 대거 유입되면서 백화점 업계는 남심(男心) 사로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2010년 신세계백화점 전체 고객의 28.1%에 불과했던 남성 고객은 지난해 34.1%로 증가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올해 1∼3월 남성 고객의 비중이 전체의 33.5%였다.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남성 고객이 늘면서 주요 백화점은 남성 전용관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은 남성복 매장 외에 명품, 의류, 신발 등 남성 제품을 한곳에 모아놓은 남성 전용관을 강남점과 본점에 설치했다. 현대백화점도 일부 점포에 남성 전용 헤어숍과 남성 의류·잡화 전문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둘러본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6층은 ‘럭셔리 남성 남성슈즈 전문관’을 비롯해 가방, 의류 등 남성 전용 브랜드로 꾸며져 백화점에서 흔한 여성 마네킹이 없었다. 2014년 백화점을 찾는 남성 고객을 타깃으로 문을 연 이곳은 매년 10∼20%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패션에 관심 있는 남성 고객이 늘면서 1층에 있던 명품 매장 중 남성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구찌, 프라다, 루이뷔통 등)는 따로 분리해 6층으로 옮겨 남성 제품들로만 채웠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에서 남성 매출이 가장 높은 매장군은 명품이었다. 일반 의류와 생활용품이 뒤를 이었다. ‘명품-생활용품-식품’ 순의 소비 패턴을 보인 여성 고객과 달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남성 전용 카드로 아내나 여자친구를 위한 쇼핑을 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본인의 패션을 위해 소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성 전용 매장을 강화하는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외모와 관련된 소비를 늘리는 남성들의 트렌드는 남성 관련 화장품 소비의 증가세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1조2808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4.1% 성장했다. 2020년에는 1조4000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백화점의 남성 화장품 1인당 구매액은 2015년 7만8000원에서 지난해 8만5000원으로 증가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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