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 청약, 과연 로또맞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8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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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들여 3년 뒤 1억3000만 원 남기면 다행…자금 출처 전수조사도 걸림돌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를 완료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아파트. 주변에 공사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홍태식 기자]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를 완료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아파트. 주변에 공사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홍태식 기자]
?분양하기도 전에 매일같이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분양시장은 다 죽었다고 하는데 이곳만큼은 열기가 너무 뜨겁다. 오죽하면 ‘10만 청약설’이 나왔을까. 일부는 ‘서울시내 청약통장을 가진 사람은 죄다 청약을 넣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내놨다. 3월 16일 본보기집을 열고 21일 1순위(당해) 청약을 접수받는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 얘기다.

강남 재건축 단일 분양 중 최대 물량
디에이치자이개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1600여 가구에 이르는 일반분양 물량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재건축을 하면 조합원들부터 동호라인을 지정한다. 이후 남은 물량을 일반분양하는데 1~4층 혹은 톱층, 비선호 라인 등 대체로 인기가 낮은 곳을 배정한다. 더군다나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은 기존 아파트를 철거하고 새로 지을 때 아파트 층수를 높이면서 200~300가구만 나오기 때문에 당첨 가능성이 매우 낮다.

하지만 디에이치자이개포는 다르다. 기존에 공무원을 대상으로 국가가 임대한 아파트로 조합이 없었다. 이에 재건축 이후 들어서는 총 1996가구 가운데 300여 개 장기전세 물량을 제외하고 일반분양 물량이 1690가구(84.6%)에 달한다. 이는 웬만한 서울 시내 신규 아파트 분양 물량보다 많은 수치다. 이런 이유로 청약을 대기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잘 하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또 일반적으로 재건축 아파트 일반분양분은 전체 가구의 20%가량밖에 되지 않아 청약 당첨자 가점이 매우 높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센트럴자이의 당첨자 가점은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전용면적 59~84㎡에 해당하는 중소형 당첨자 평균 가점이 73.6점이었고, 전체 면적에서 최저 점수를 찾아봐도 69점에 달했다. 이런 점수는 무주택 15년 이상, 40대 중반, 5인 가족 조건을 충족해야 나올 수 있다. 반면 디에이치자이개포는 분양 물량이 많아 ‘잘 하면 청약 가점 30점대도 예비당첨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더군다나 위치가 강남이다. 영동대교 남단에서 일원터널 사거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영동대로가 아파트 앞을 지나가고 북쪽으로는 양재천이 흐른다. 분당선 대모산입구역과는 바로 통하고 서울지하철 3호선 대청역이 5분 거리에 위치한다. 한 블록 위로는 서울무역전시장(SETEC)이 자리해 있고, 대치동 학원가도 버스로 10분이면 도착한다. 단지 주변에 일원초, 중동중, 개원중, 중동고, 경기여고 등 강남학군이 포진해 있어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다.

디에이치자이개포 완공 이후 조감도. [사진 제공·현대건설]
디에이치자이개포 완공 이후 조감도. [사진 제공·현대건설]
무엇보다 관심이 증폭된 가장 큰 이유는 ‘로또분양’이 되리라는 확신 때문이다. 3월 초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가는 3.3㎡당 416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분양한 래미안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와 같은 분양가다. 해당 단지는 전매제한에 걸려 있어 현 시세를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디에이치자이개포 남서쪽에 위치한 래미안루체하임(일원현대 재건축)과는 비교 가능하다. 래미안루체하임은 지난해 8월 분양가 전매제한 규제가 나오기 전인 2016년 6월 분양한 단지로, 분양가가 3.3㎡당 3730만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 시세는 전용면적 84㎡가 18억9000만~19억9000만 원에 형성돼 있어 3.3㎡당 5500만 원이 넘는다. 당초 분양가였던 12억8600만~12억9900만 원과 비교하면 프리미엄이 6억 원가량 붙었다. 디에이치자이개포가 래미안루체하임만큼만 오르면 3.3㎡당 1200만 원씩, 적게는 3억 원에서 많게는 6억 원까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중도금 대출 불가, 청약 포기하는 사람들
여러모로 매력적이지만 정작 청약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청약을 포기하겠다고 하는 이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A씨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디에이치자이개포 청약을 넣으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현재 그는 자녀 교육 문제로 2년 전 반포동으로 이주해 전용면적 84㎡ 아파트에서 전세 12억 원에 살고 있다. 무주택자로 청약가점이 40점대지만 대형평형의 경우 50% 추첨제라 혹시 당첨되면 갈아타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3월 9일 중도금 대출을 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A씨는 마음이 돌아섰다. 당초 사업을 진행하는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시공사 보증으로 아파트 중도금의 40%를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분양 시 분양권을 담보로 집단대출이 불가능해지면서 일부 건설사는 건설사 신용을 담보로 중도금 대출을 해주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디에이치자이개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 중도금 대출을 따로 하지 않기로 했다.

A씨는 “중도금 대출이 당연히 되는 줄 알고 전용면적 103㎡ 청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85㎡ 초과는 청약통장에 1000만 원이 있어야 신청 가능하다고 해 연초에 400만 원을 추가 납부까지 했다. 청약 가점이 낮아서 50% 추첨제라도 꼭 됐으면 바랐는데, 당첨된다 해도 분양가의 70%에 해당하는 중도금을 개인 신용대출로만 납부할 여력이 없다. 전세금을 빼서 넣는 수밖에 없는데 아파트가 들어서는 3년 동안 입주할 곳이 마땅치 않다. 괜히 당첨됐다 청약통장만 날릴까 싶어 그냥 청약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A씨가 또 걱정하는 부분은 당첨 이후 정부에서 당첨자 전체를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벌인다는 점이다. 당첨 이후 부족한 자금을 양가 부모에게 빌려보려 했는데 자금 출처 전수조사를 한다는 소식에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전세를 담보로 중도금을 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족한테 빌리는 수밖에 없는데 알아보니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증여세율은 30%로 증여세가 1억 원 넘게 나오겠더라. 만약 이를 신고하지 않으면 과징금까지 물게 되니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정작 여유자금이 없는 이들이 디에이치자이개포에 청약했다 덜컥 당첨되면 기대만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없으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전용면적 84㎡에 당첨됐을 경우를 가정하고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 국세청 양도소득세 종합안내 포털에서 ‘미리 계산하는 양도소득세’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분양가 3.3㎡당 4160만 원을 기준으로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3억3120만 원이다. 3년 뒤 등기 시점 시세는 인근 단지 래미안루체하임의 같은 면적 현 시세인 19억 원이 될 것으로 가정하자. 양도가액 19억 원에서 취득가액 13억3120만 원과 취등록세 3.3%인 4393만 원을 제하면 양도차익은 5억2487만 원이 나온다. 2년 보유, 2년 거주 요건을 채우지 않은 경우이므로 9억 원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여기에 1가구1주택자 9억 원 초과 주택 양도세율인 50%를 적용하면 자진 납부할 세액은 2억6244만 원이 나온다. 세액의 10%인 지방소득세 2624만 원을 더하면 납부할 총 세금은 2억8868만 원이다(표 참조).

등기 직후 매매 시 양도세만 2억8000만 원
여기서 끝이 아니다. 청약 당첨 이후 분양가의 70%에 해당하는 중도금을 보유 현금으로 납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만약 70%에 해당하는 중도금 9억3184만 원을 전액 대출받을 경우 대출금리 5%에 대출기간 3년으로 가정하면 1년에 3억 원씩 빌리게 되므로 1년 차 1500만 원, 2년 차 3000만 원, 3년 차 4500만 원 등 약 9000만 원가량이 이자로 나간다. 또한 매매 시 부동산 중개비가 주택가액의 0.6~0.9% 나오므로 최소 0.6%로 잡아도 1200만 원이 비용으로 들어간다. 양도차익에서 양도소득세와 대출금리, 부동산 중개비를 모두 제하면 1억3419만 원이 순수익이 되는 셈이다.

만약 기존 1주택이 있는 2주택자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기본세율에 10%p 추가되므로 양도소득세율 60%를 적용해야 한다. 이를 적용하면 자진 납부할 세액은 3억1492만 원에 지방세 3149만 원을 포함, 총 3억4641만 원이 된다. 양도차익에서 양도소득세와 대출금리, 부동산 중개비를 모두 제하면 7646만 원이 수익으로 남는다. 물론 입주 후 2년을 실제로 거주한 뒤 매도하면 9억 원에 대한 부분은 비과세를 받을 수 있지만 그사이 대출금리도 더 늘어나기 때문에 어느 쪽이 나은지는 따져봐야 한다. 시세차익은 억소리 나지만 각종 비용과 세금을 제하면 분양가 대비 수익률은 많아야 3년에 10%가량이다.

이 밖에도 청약을 주저하게 만드는 여러 원인이 있다. 가장 문제는 높은 용적률과 건폐율이다. 용적률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연면적, 건폐율은 대지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바닥면적을 말한다. 비율이 높을수록 아파트 면적에 비해 가구수가 많다는 뜻이므로 사업성이 높다. 그 대신 들어가서 사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주거 쾌적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디에이치자이개포의 용적률은 339%, 건폐율은 29%이다. 숫자로만 보면 와 닿지 않지만 다른 단지와 비교하면 감이 온다. 2008년 한강변에 재건축한 뒤 입주한 송파구 잠실동 L아파트의 용적률은 275.17%, 건폐율은 16.31%이다. 이곳은 최고 34층, 72개 동 아파트에 5678가구가 거주 중이다. 동 간 간격을 최대한 넓게 잡고, 건물 각도를 다양하게 배치해 채광률을 높였다고 평가받지만 일각에서는 답답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구수에 차이가 나지만 용적률과 건폐율을 비교해보면 디에이치자이개포는 L아파트보다 더 답답하게 지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원인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 물량이다. 15%에 해당하는 300여 가구가 장기전세로 배정됐는데, 이는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자이 12%, 래미안퍼스티지 10.8%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일반적으로 재건축 아파트를 지을 때 장기전세 임대주택 물량이 일정 부분 들어가야 한다. 조합이 있는 경우 이를 최대한 줄이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수익을 최대화하려 하지만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조합이 없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임대분이 증가했다. 게다가 해당 단지는 정부 규제로 분양가까지 낮게 책정돼 건설사에서 발코니 확장, 빌트인 가전 옵션 등 추가 시공을 통해 수익을 높이려 할 수 있다. 실제로 3월 14일 건설사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주자 모집공고문을 보면 전용면적 103㎡ 발코니 확장 비용은 2600만~3200만 원, 시스템 에어컨 설치비용은 500만 원대로, 합하면 최대 3700만 원가량이 추가로 발생한다.

실거주가 아닌 당첨 이후 전세를 고려하는 청약 대기자라면 3년 뒤 완공 시점의 전세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개포동은 현재 아파트 단지별로 시간 차를 두고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3년 전부터 하나씩 공사가 진행돼 올해 11월에는 래미안루체하임(850가구), 내년 2월에는 래미안블레스티지(1957가구), 8월에는 디에이치아너힐즈(1320가구), 2020년 9월에는 래미안강남포레스트(2296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이들에 이어 다섯 번째로 대단위 분양을 하는 디에이치자이개포는 빠르면 2021년 초 완공될 예정인데 개포동에 신축 아파트가 포진해 있어 전세가가 높게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개포동 대단위 입주, 컨소시엄 건설 등 걸림돌
재건축 공사를 주도하는 건설사가 컨소시엄 형태인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통상적으로 대단지 아파트를 지을 때 여러 업체가 함께하면 건설사가 홀로 부담을 떠안을 때보다 안정적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 처지에서는 좋을 게 없다. 한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할 때보다 의견 전달과 공사 지시에 시간이 걸려 완공까지 그만큼 기간이 더 필요하다. 완공 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아무리 브랜드 있는 건설사라 할지라도 아파트 하자문제는 늘 발생해왔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입주민과 건설사 간 갈등이 생겼다. 이 경우 컨소시엄 건설은 하자를 누가 책임질 것인지 등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떠넘기기 식으로 무마할 개연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청약에 앞서 디에이치자이개포의 장단점과 자신의 자본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청약할 것을 조언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원 원장은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시세차익이 눈에 보이다 보니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다. 만약 이를 노리고 완공 후 입주 때 매도차익을 얻겠다고 하면 기대한 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있다. 올해부터 향후 2~3년은 집값이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최소 5년 이후를 내다보고 실거주로 장기 보유할 생각이 아니라면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해당 단지에 칼끝을 겨누는 만큼 자금 마련 방안도 철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원장은 “요즘 강남권 아파트는 10억 원 이상으로 덩치가 커졌기 때문에 부모, 자식뿐 아니라 친척들까지 동원해 공동투자를 많이 한다. 일단 자금을 모아 사들였다 시세차익이 발생하면 나누는 형식이다. 특히 청약의 경우 가점이 높은 세대주에게 자금을 몰아줬다 이후 수익이 발생하는 시점에 나눌 것을 약조한다. 디에이치자이개포는 세무당국에서 당첨자 자금 출처 전수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가족 혹은 친인척 간 자금 거래에서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어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불만 많은 청약가점제, 국민 성토에도 요지부동 ▼
청약가점제를 놓고 국민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발표 당시 실수요자를 위한 청약제도 정비 차원에서 가점제 적용이 확대됐다. 기존에는 민영주택 공급 시 일반공급 주택수의 일정 비율에 가점제를 적용해 무주택 실수요자에게 우선 배정했다. 개선안에는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의 가점제 비율을 상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투기과열지구 전용면적 85㎡ 이하는 기존 75%에서 100%로, 조정대상지역 85㎡ 이하는 기존 40%에서 75%, 85㎡ 초과는 0%에서 30%로 변경됐다.

이렇다 보니 가점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청약가점은 부양가족수, 무주택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 등 3가지 항목의 가점을 합산해 도출하는데 만점은 84점이다. 이 가운데 부양가족수 점수가 인당 10점씩으로 배점이 가장 높고 6명 이상이어야 총 35점을 받는다. 무주택기간은 1년에 2점씩 추가되는데 15년 이상은 총 32점이며, 청약통장 가입기간은 1년에 1점씩 15년 이상 총 17점이 부과된다. 만점을 받으려면 부양가족 6명 이상, 청약통장 가입기간과 무주택기간 15년 이상이어야 하는데, 30세 이후부터 무주택자로 인정받기 때문에 최소 45세 이상인 세대주만 해당된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30대 부부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들을 위해 정부가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두고 있지만 두 사람의 소득 합산이 연 700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맞벌이 부부는 언감생심 꿈꾸기 힘들다. 부양가족을 늘려 점수를 높여보려 해도 쉽지 않다. 함께 거주하지 않는 직계존속의 거주지를 옮겨오는 식으로 가점을 높이는 변칙이 가장 많이 시도되는데 3년 이상 부양 기록이 있어야 하므로 당장 주소지를 옮긴다 해도 10점을 인정받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가점이 낮은 30, 40대가 그나마 노려볼 만한 것이 전용면적 85㎡ 초과 50% 추첨분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면적이 커지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고, 9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하는 분양대출도 나오지 않는다. 최근 서울 집값을 고려하면 서울 시내에서 분양하는 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는 거의 청약이 불가능한 셈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청약’과 관련된 글이 400여 건 검색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 제도의 개선 요구’ ‘아파트 청약제도 중 당첨 제한 관련’ ‘청약 무주택 실수요자 중도금 대출 완화’ 등 대부분 청약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이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어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때 내놓은 청약제도 개편안 발표 이후 제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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