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찰떡궁합’ 정봉주-민국파, 2012년 대선 경선 때 무슨 일이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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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3월 13일 15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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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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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이번에는 과거 자신의 팬카페 운영자였던 닉네임 ‘민국파’ 씨와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과거 정치인과 열혈 지지자로 만났던 두 사람이 현재 진실공방까지 벌이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정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처음 보도한 프레시안은 2011년 정 전 의원의 팬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이하 ‘미권스’)의 카페지기를 맡았던 민국파 씨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민국파 씨는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 씨가 사건 당일로 지목한 2011년 12월 23일, 사건 발생 장소라고 언급한 한 호텔에 정 전 의원을 직접 데려다 줬다고 밝혔다.

앞서 해당 날짜에 A 씨를 만난 사실도, 성추행 한 사실도 없다며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한 정 전 의원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에 정 전 의원은 민국파 씨는 자신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니라며 당시 동행하지 않았다고 재반박했고, 민국파 씨는 그 무렵 정 전 의원과 일정을 함께했던 사진을 공개하는 등 공방이 이어졌다.

카페의 운영을 책임지는 카페지기를 맡을 정도로 열혈 지지자였던 그였기에, 그가 언론에 직접 나서 정 전 의원의 과거를 폭로하는 등 정 전 의원에게 등을 돌리게 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1년 무렵 ‘미권스’의 팬카페 회원수는 2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꽤 큰 규모를 자랑했고, 당시 카페지기를 지낸 민국파 씨는 정 전 의원이 ‘BBK 사건’과 관련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2012년 중순까지도 정 전 의원의 측근으로 불리던 인물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은 2012년 8월경부터다. 민국파 씨는 프레시안을 통해 “정 전 의원과 소원해진 시기는 2012년 이후의 일”이라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의 옥살이 중반 때까지 돈독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2012년 8월 민국파 씨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당시 민국파 씨는 ‘미권스’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미권스’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고, 선언 이후 카페 안팎에서 논란이 일자 수감 중이던 정 전 의원이 편지를 통해 “각자 지지할 후보는 마음에 담아두고, 각자 뜻을 표현하라”며 ‘미권스’ 차원의 특정 후보 지지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와 관련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2012년 8월 26일 민국파 씨는 카페 공지를 통해 “정 전 의원과 면회한 결과, 입장 차이를 명확하게 확인했다”며 문재인 후보 지지에 대한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를 번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틀 뒤 당시 정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여준성 씨는 “의원님과 상의한 끝에 이 시간부로 ‘미권스’를 탈퇴한다”며 “정 의원이 감옥에 있는 상황에서 다른 길을 가려는 ‘미권스’를 그대로 볼 수 없다”며 탈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번 건은 특정후보 지지, 반대와 상관없는 미권스 카페지기의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라며 “카페지기는 이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민국파 씨의 카페 운영 방식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은 민국파 씨에게 카페지기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고, 민국파 씨는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그해 9월 카페지기에서 물러났다.


이같은 두 사람의 관계와 관련 일각에서는 민국파 씨의 이번 폭로가 정 전 의원과의 구원 때문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민국파 씨는 프레시안을 통해 “(2012년 이후로)소원했던 건 사실이지만, 지난 연말 정 전 의원이 특별사면을 받은 이후 다시 관계가 복원되어 가고 있었다”며 옛날 서운한 감정 때문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한편 지난 7일 현직 기자 A 씨는 2011년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이날 예정됐던 서울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후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의혹 보도는)전 국민과 언론을 속게 한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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