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헌화 잭슨 목사 “日, 위안부 사과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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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관 소녀상 손잡고
“피해자에 고통 안긴 인류의 수치… 日, 상처 치유할 도덕적 의무 있어”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한인회관에서 제시 잭슨 목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기념촬영하고 있다.
워싱턴=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한인회관에서 제시 잭슨 목사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옆에 앉아 기념촬영하고 있다. 워싱턴=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24가 뉴욕한인회관 6층. ‘고향의 봄’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가운데 미국 흑인 인권 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77)가 김민선 회장 등 뉴욕한인회 관계자들과 함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 섰다. 잭슨 목사가 뉴욕한인회관 6층에 마련된 이민사박물관의 위안부 소녀상을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굳은 표정으로 소녀상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던 잭슨 목사는 하얀 장미 꽃 한 송이를 들고 소녀상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무릎을 굽히고 소녀상에 눈을 맞추더니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직접 만난 듯이 손을 맞잡았다. 그의 눈은 한동안 소녀상을 떠나지 못했다. 헌화를 마친 그는 소녀상 곁에 앉아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일본 정부를 향해 “사과하는 것이 적절하다(apology is appropriate)”고 힘주어 말했다.

잭슨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인류의 수치”라고 비판하고 과거 노예제 당시 흑인 여성들이 노예 주인들에게 당했던 고통을 거론하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공감했다. 그는 “미국 흑인들도 과거 노예제 시기에 같은 경험을 했다”며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만으로 흑인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하면서 노예 주인들의 위안부로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잭슨 목사는 헌화를 마친 뒤 “위안부는 (여성)해방의 상징으로 그냥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적절한 사과(proper apology)로 대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위안부는 (피해자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줬다”며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잭슨 목사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문이 열리길 기대했다. 그는 “한국이 세계적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걸 축하한다”며 “무엇보다 남과 북이 올림픽에서 함께했다는 걸 특히 주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피하려면 대화가 필요하다”며 “무조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기회가 되면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도 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흑인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뉴욕한인회#위안부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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