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선동열 “일본 야구가 강한 게 아니라 우리가 약해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5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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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년 반을 쉬면서 팀원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게 진정한 리더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2년 반을 쉬면서 팀원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게 진정한 리더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KIA와 두산 NC 중 한 팀 아닐까요?”

선동열 야구 대표팀 감독은 올 시즌 프로야구 최강팀을 꼽아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KIA가 지난해 챔피언으로 공수에서 가장 탄탄한 가운데 저력의 두산과 신흥강호 NC가 3강 체제를 구축할 거라는 얘기였다.

선 감독이 이들 팀이 강하다고 한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강한 선발진’이다. 뛰어난 원투펀치 선발투수를 보유하고 있어 장기 레이스는 물론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는 거다.

그러면서 “결국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수비력이 강한 팀이 상위권에 오른다. 그런 팀을 만들려면 구단 차원의 투자도 뒷받침이 돼야한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선 감독은 한일 야구를 두고도 쓴 소리를 했다. “일본 야구가 강한 게 아니라 우리가 약해진 거죠. 류현진 같은 특급 투수가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괴물 오타니 쇼헤이같은 신인을 발굴해야 하는데….”

그는 한국 야구가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건 기존의 선수를 넘어서는 인재(人才)가 눈에 띄지 않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가 ‘타고 투저’ 현상이 두드러진 건 투수력이 약해서다. 유소년 때부터 기술만 강조하면서 기본 체력이 약해졌다는 거다.

“요즘 젊은 선수들 훈련을 시켜보면 과거 선수 체력의 30% 수준밖에 안됩니다. 달리고, 수비를 반복하는 걸 싫어해서죠. 아마추어는 물론 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겨울에 기초체력을 키우기보다 따듯한 해외에서 기술만 배우니 부상당하는 사례가 많아지죠.”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55)의 현역 선수시절.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55)의 현역 선수시절.
선 감독은 해태(현 KIA)의 에이스투수로 9회 우승의 주역이었고, 삼성에선 2004년 수석코치와 2005년 감독으로 각각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야구 대표팀의 세대교체를 이루고 2020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려면 가능성 있는 신인을 키워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챔피언십 일본 전에서 호투한 NC 장현식을 가능성 있는 투수라고 했다. 밸런스가 좋을 때와 아닐 때 기복이 심한 부분을 보완하면 한국 대표투수로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 10개를 던져 내가 원하는 곳으로 8개 이상 던지면 에이스입니다. 70~80%의 힘으로 제구력까지 잡는다면 더 완벽해지겠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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