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 밝다” 선진국+亞 기업 펀드에 베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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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뒤집어보기]해외펀드 투자

지난해 해외펀드 투자로 상당한 재미를 봤다는 얘기를 최근 들어 심심찮게 들었다. 그때마다 속이 쓰렸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만큼 해외투자를 해야 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던 게 후회됐다.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생각에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서울 광화문과 서대문 일대 증권사와 은행 지점 5곳을 찾았다.

대다수의 전문가가 중국과 베트남펀드를 권했다. 삼성증권 강북금융센터WM지점 관계자는 “베트남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손실을 봤지만 지금은 베트남 경제 상황이 당시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리은행 관계자는 “베트남펀드가 너무 많이 올랐다”며 “대신 중국펀드에 편입된 중국의 1등 기업이 세계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펀드를 추천했다.

또 다른 우리은행 관계자는 원금 5000만 원으로 1∼3개월 단위의 해외펀드 갈아타기를 계속해 그때마다 100만 원 안팎의 수익을 올린 고객의 거래 내용을 보여주며 단기 투자를 제안했다. 그는 “장기 투자에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서는 이 방법을 권한다”고 했다.

쉽게 마음을 정하기 힘들었다. 특정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부터 아시아태평양이나 유럽지역, 또는 미국 기업 주식을 편입하는 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펀드가 나와 있었다. 주식 편입 비율에 따라 60% 이상의 해외주식형, 50% 이상의 해외주식혼합형, 50% 이하의 해외채권혼합형, 40% 미만의 해외채권형 등 선택 범위는 더 넓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장래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펀드를 고른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1본부 한동훈 팀장(오른쪽)은 기자에게 “펀드매니저의 운용 전략이 시장 상황에 따라 흔들리면 좋은 펀드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1본부 한동훈 팀장(오른쪽)은 기자에게 “펀드매니저의 운용 전략이 시장 상황에 따라 흔들리면 좋은 펀드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1본부 한동훈 팀장은 기자의 이런 고민을 듣고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당초의 투자 전략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면서도 여러 사람이 팀을 이뤄 운용하는 펀드가 좋은 펀드”라고 조언했다. 또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회사 직원에게 최소한 이 정도는 꼭 확인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기자는 결국 국내 배당주펀드만으로 구성된 퇴직연금 계좌를 손보기로 했다. 우선 그동안 수익률이 부진했던 KB퇴직연금배당40펀드의 5일 현재 평가금액 중 절반인 4400만 원을 다음 날 환매했다. 대신 삼성자산운용의 삼성글로벌선진국증권펀드와 피델리티자산운용의 피델리티아시아증권펀드를 골랐다. 국내와 미국의 대표적인 자산운용사가 각각 선진국과 아시아지역의 유망 기업 주식을 편입해 운용한다는 점이 끌렸다. 투자 시점을 분산하려는 차원에서 두 펀드에 매달 100만 원씩 22개월간 매수하기로 했다.

운용상품도 재조정했다. 삼성글로벌선진국증권펀드와 채권혼합형인 미래에셋퇴직연금베스트컬렉션펀드를 새로 편입했다. 기존의 신영퇴직연금배당펀드까지 모두 3개의 펀드를 운용하는 셈. 매달 퇴직연금 계좌로 들어오는 자금으로 이들 펀드를 25%, 50%, 25%씩 분산 매수할 예정이다. 이로써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비율 최고 한도인 70%를 채우게 됐다. 다소 공격적이지만 향후 시장 전망을 밝게 봤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해외펀드#배당주펀드#퇴직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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