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희서도 ‘위드유’, “술자리서 지인에게 얘기 듣고도…부끄럽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2월 22일 14시 00분


코멘트
사진=최희서 인스타그램
사진=최희서 인스타그램
지난해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쓴 배우 최희서(31)가 성폭력 피해를 고백한 여성들에게 공감하며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위드유(#Withyou·당신과 함께하겠습니다)’ 운동에 동참했다.

최희서는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극계 미투 운동은 이제 거침 없는 파장으로 퍼지고 있다. 저의 지인의 지인 분들이 피해자이며, 이 이야기를 저 또한 수년 전에 술자리에서 지인들로부터 들은 바 있어, 그 당시 ‘미쳤나봐 진짜야?’ 정도로 반응 하고는 그야말로 남 이야기로 잊어버린 제 자신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이어 “손바닥에 적은 몇 글자와 포스팅 클릭 한 번으로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작고 힘찬 파장이 기자회견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졌으니 저 또한 지금이라도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린다”며 “언제나 조금 더 나은 세상과, 모든 수식어와 은어로 포장된 사상 간의 싸움 속에서 ‘평등주의’가 선행되어야 된다고 함께 고민하는 우리 극단 인물사건배경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최희서는 “제가 좋아하는 엘리아 카잔의 Actors Vow 라는 글의 마지막 행을 공유한다”며 “배우들뿐만 아니라, 그밖의 모든 세상에 속해 있는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야 한다. ‘I will be heard’ #withyou #metoo”라고 적었다.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캠퍼스 공연예술학과 출신인 최희서는 한국에서 극단 활동과 영화 단역으로 활동을 하다가 2009년 영화 ‘킹콩을 들다’로 본격 데뷔했다. 그는 연극 ‘데스데모나는 오지 않아’ ‘의자는 잘못없다’ 등의 무대에 올랐다.

8년 간의 긴 무명 생활을 한 최희서는 지난해 이준익 감독의 영화 ‘박열’로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과 신인여우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청룡영화상, 부일영화상, 더 서울어워즈,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디렉터스 컷 어워즈,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올해의 영화상에서 신인여우상을 휩쓴 바 있다.

▼다음은 최희서 인스타그램 글 전문▼

사실 며칠 전 모 잡지의 인터뷰에서 미투 운동에 대한 염려의 생각들은 이야기했으나, 응원의 목소리를 싣지 못한 점이 후회스러웠습니다.

그 염려의 생각들이란, 미투 운동이 그저 한때의 sns 유행처럼 낭비되고 소모되며 때론, "Awareness" 의 척도를 뽐내기 위한 뭇 사람들의 재료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GQ 인터뷰에서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용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죠. 그저 현상으로만 존재하고 이렇다할 변화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이때 기자님께서,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수면 위로 조금씩 떠오르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sns로 미투 운동이 조금씩 퍼지는 것도 의미가 없진 않죠" 라고 하셨습니다.

인터뷰를 한 지 일주일만에 수면 위로 떠오른 연극계 미투 운동은 이제 거침 없는 파장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저의 지인의 지인 분들이 피해자이며, 이 이야기를 저 또한 수년 전에 술자리에서 지인들로부터 들은 바 있어, 그 당시 "미쳤나봐 진짜야?" 정도로 반응 하고는 그야말로 남 이야기로 잊어버린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손바닥에 적은 몇글자와 포스팅 클릭 한번으로 세상을 바꿀 순 없지만, 작고 힘찬 파장이 기자회견과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졌으니 저 또한 지금이라도 동참하고 싶은 마음에 글을 올립니다.

언제나 조금 더 나은 세상과, 모든 수식어와 은어로 포장된 사상 간의 싸움 속에서" 평등주의"가 선행되어야 된다고 함께 고민하는 우리 극단 인물사건배경과 함께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엘리아 카잔의 Actors Vow 라는 글의 마지막 행을 공유합니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그밖의 모든 세상에 속해 있는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야 할 것입니다. .
.

"I will be heard."
.
.
#withyou
#metoo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