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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정은 “南北화해 더 승화”, 미국은 ‘더 센 제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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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정은 “南北화해 더 승화”, 미국은 ‘더 센 제재’ 경고

동아일보입력 2018-02-14 00:00수정 2018-02-1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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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12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여정 일행의 보고를 받고 만족을 표시하며 “(남북)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김정은은 남북 관계 개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실무적 대책을 위한 ‘강령적 지시’도 했다고 한다. 보다 적극적인 대남 제의를 내놓으면서 유화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정은의 대남 유화 공세는 더 다양한 ‘깜짝 선물’ 형태로 쏟아질 것이다. 그는 지난달 1일 신년사에서 “남측의 정당과 각계각층 단체, 개별적 인사들과의 접촉·내왕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는 제재와 압박 속에서 남측과의 교류를 통해 숨쉴 구멍을 찾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북한은 이번 올림픽 참가를 통해 대북제재의 예외 조치로 일부 틈새를 내기도 했지만 제재망이 얼마나 촘촘하게 자신들을 옥죄고 있는지 실감했을 것이다.

김정은은 이런 대남 공세를 내부적인 권력 공고화에도 이용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어제 1면에 김정은이 고위급 대표단과 함께, 특히 김여정과는 팔짱까지 끼고 찍은 사진을 실었다. 이미 11, 12일자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김여정을 등장시켜 남측의 후한 대접을 받았음을 부각시킨 데 이어 ‘김여정 권력’을 내부적으로 공식화하는 상징적 사진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때의 김영주, 김경희에 이은 ‘동생 권력’의 화려한 등극을 보여준다. 세습 통치에 조력자 여동생까지 가세시키며 주민들의 충성심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는 일단 선을 긋고 있다. 그렇다고 북-미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핵 포기를 전제로 한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남측이 이런 북한의 입장을 대변해주길 은근히 바라는 눈치다. 재일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에 북측이 핵실험이나 탄도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타당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실시되면 다발적·연발적 도발을 재개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을 대변하는 매체를 내세워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이라는 쌍중단(雙中斷) 카드를 띄워 대북 압박 이완을 노린 교묘한 교란전술이다.

김정은은 당분간 통남봉미(通南封美) 전술로 한미 공조를 이간시키려 할 것이다. 미국은 이런 북한에 불신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대화의 문을 닫아건 것은 아니지만 ‘비핵화 없는 북-미 대화는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추가 대북제재 강화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미국도 남북 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문 대통령의 중재외교가 얼마나 성과를 낼지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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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남 유화 공세#김여정#노동신문#통남봉미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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