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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평창 이후’를 위한 對北특사 파견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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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평창 이후’를 위한 對北특사 파견의 조건

동아일보입력 2018-02-13 00:00수정 2018-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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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여동생 김여정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함에 따라 우리 정부의 후속 대응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는 문 대통령의 화답대로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을 만들기 위해선 북한은 물론이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긴밀한 조율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여권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대북 고위급 특사를 파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벌써부터 몇몇 인사가 특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북특사 파견은 김여정이 사실상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온 만큼 이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도, 평창 올림픽 이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도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성급히 추진할 경우 북한의 선전에 이용만 당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와 전략 아래 추진해야 한다.

첫째, 미국과의 긴밀한 소통과 정책조율이 이뤄진 연후에 파견해야 한다. 서둘러선 안 된다. 남북 관계는 북-미 관계와 따로 갈 수 없다. 미국도 대화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오해와 불신은 없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남북 간 대화 내용을 “귀찮아할 정도로 미국에 상세하게 알려주겠다”고 했다. 이런 상세한 공유를 바탕으로 공동의 목표와 최소한의 대화 조건, 한미 간 역할 분담 등을 논의해야 한다. 대북특사는 문 대통령의 대리인이지만 한미 공동의 메신저 역할도 해야 한다.

둘째, 대북특사가 김정은에게 전달할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북한 비핵화여야 한다. 특사는 북한에 핵 포기 없이는 제재와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남북 관계 진전도 기대할 수 없음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김여정 일행에게 북-미 조기 대화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비핵화를 에둘러 촉구했지만 대북특사는 뚜렷하게 향후 북한이 걸어야 할 길을 얘기해야 한다. 그래야 김정은에게서 비핵화를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약속이라도 받아낼 수 있고, 이후 대화 과정에서 추가 성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셋째, 대북특사 파견과 남북 정상회담 논의가 대북 제재와 압박을 늦추게 만드는 빌미가 돼선 안 된다. 북한의 대남 유화공세에는 다분히 핵무기 개발 완성을 위한 시간벌기 의도도 깔려 있다. 여기에 말려들어선 안 된다. 특히 북한은 올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아예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연례적인 방어훈련을 협상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되겠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사표명도 없이 대북 압박이 이완되는 모습으로 비쳐선 우리까지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고 말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북특사는 문 대통령의 의중을 대변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비핵화를 통한 평화의 길을 김정은에게 제시하는 인물이 돼야 한다. 과거처럼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정보원장이 다시 대북 협상에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 유엔의 평창 올림픽 휴전 결의 기간이 3월 25일까지다. 그 이후 한반도 정세는 여전히 예측불허다. 이제 한 달 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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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김여정#대북특사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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