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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이건혁]‘가즈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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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이건혁]‘가즈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건혁 경제부 기자 입력 2018-02-09 03:00수정 2018-02-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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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혁 경제부 기자
뜨겁다는 말로도 표현이 안 될 만큼 강력했던 가상통화 열풍이 어느 정도 진정된 모습이다. 8일 오전 11시 기준 가상통화 거래소 빗썸에서 대표적 가상통화인 비트코인 가격은 860만 원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불과 한 달 전 2700만 원 가까이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한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업체에 따르면 가상통화 관련 앱 이용자 수가 한때 200만 명을 넘었으나 최근에는 186만 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정부가 도입한 거래실명제가 큰 역할을 했다. 가상통화 시장으로의 진입을 막는 사실상의 규제 역할을 하며 신규 자금이 거의 유입되지 않았다. 일본에서 벌어진 가상통화 해킹, 가상통화를 노리는 북한의 움직임 등도 구매 심리를 위축시켰다.

일각에서는 큰 고비를 넘겼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가상통화 급등세에 휩쓸려 설익은 대책을 쏟아낼 필요도 없어졌다. 조세당국 관계자는 “가격이 떨어지고 시장 참여자가 줄면서 정부가 좀 더 세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상통화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7일 오전 9시 반 ‘자유한국당 가상화폐대책 태스크포스(TF)’가 주최한 가상통화 세미나가 서울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른 시간임에도 예상을 넘는 방청객이 참석해 일부는 서서 들어야 했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전문가의 한마디 한마디를 받아 적었다. 진지한 분위기가 투자설명회를 방불케 했다. TF 위원장인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홍보 없이 진행한 세미나였는데도 대중의 관심이 컸다. 가상통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줄어들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세미나뿐만 아니라 가상통화라는 이름이 걸린 각종 토론회나 세미나에는 어김없이 많은 사람이 몰린다.


가상통화 구매자의 60%를 차지하는 20, 30대 젊은층 사이에서는 가상통화 대박 신화가 흔들림 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들은 “가상통화 상승기가 반드시 또 온다. 이때는 정말 전 재산을 쏟아부어 돈을 벌겠다”며 각오를 다지는 중이라고 한다. 해외 거래소 이용법을 숙지하고 계좌를 개설한 사례는 부지기수다. 이들은 가상통화 가격이 하루에 두 배, 한 달에 10배 이상 올랐던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가상통화로 원금을 잃고 스스로 목숨까지 내던진 누군가의 비극보다 몇 달 만에 몇 백만 원을 수십억 원으로 불렸다는 달콤한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인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헤매고 있는 듯하다. 기획재정부와 국무총리실 중 누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지 몇 번이나 말이 바뀌었다. 과세 방침은 확정된 게 없다. 가상통화 가격과 거래량이 줄면서 정부 정책의 난맥상이 수면 아래로 들어가 잠시 보이지 않을 뿐 달라진 건 없다.

국민은 가상통화 가격의 폭등 과정을 겪으며 갈팡질팡하는 정부에 큰 불신을 갖게 됐다. 가상통화 열풍이 잠시 가라앉은 지금이야말로 정부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궁리해야 한다. 손놓고 안심할 때가 아니다.
 
이건혁 경제부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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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통화 열풍#가상통화 거래소 빗썸#거래실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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