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입 세탁기 세이프가드 발동’ 초강수…국내업계 발 동동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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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 내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세탁기를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 DB
경기 하남시 스타필드하남 내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세탁기를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 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22일(현지 시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세탁기는 첫 해 수입 물량 120만 대에 20%의 관세를,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는 50%의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부품에도 저율관세할당(TRQ)을 5만 개로 설정하고 이 물량을 넘어 수입되는 부품에 첫해 50% 관세를 부과한다.


이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발표한 권고안 가운데 최고 수준의 조치다. ITC는 당초 120만 대 미만 물량에 대해 무관세 혹은 20%의 관세를 매기는 안을 권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20만 대 미만에도 20% 관세를 물리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서 연간 약 300만 대의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체 수출 물량 전량에 관세를 물린 셈이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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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프가드 발동에 국내 전자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지만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최종 결론 발표 시점보다 빠른데다 관세 부과 수위도 더 높아졌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북미법인 뉴스룸에 올린 영문 발표문을 통해 “이번 결정은 미국 소비자와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손실(great loss)”이라며 “세탁기 구입을 원하는 모든 소비자에 대한 관세 부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동시에 선택지는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도 “미국 정부의 결정에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고, 지역 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 결과가 예상된다”고 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 이들 업체와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정부 차원의 대응도 주목된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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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월풀의 청원을 받아들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가정용 세탁기 중 연간 120만 대를 초과하는 수입 물량에 대해 50% 관세(첫 해 기준)를 추가 부과하는 등의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태양광 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도 발동했다. ITC는 지난해 9월 미국 태양광 전지 업체 수니바와 솔라월드의 청원을 받아들여 수입 태양광 전지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권고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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