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경력 207년 꽃노년 4인 “우린 영화판 F4”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신구-임현식-박인환-윤덕용, 영화 ‘비밥바룰라’로 관객 찾아

영화 ‘비밥바룰라’를 통해 관객을 만나는 노배우 4인방. 이들은 “70세가 넘긴 했지만 우린 늙은 것 같지도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왼쪽부터 윤덕용, 신구, 박인환, 임현식 씨. 영화사 김치㈜ 제공
영화 ‘비밥바룰라’를 통해 관객을 만나는 노배우 4인방. 이들은 “70세가 넘긴 했지만 우린 늙은 것 같지도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왼쪽부터 윤덕용, 신구, 박인환, 임현식 씨. 영화사 김치㈜ 제공
“나이가 들어서도 활약할 수 있는 영화가 있다는 자체가 감사한 일이긴 하죠. ‘시니어의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드리리다.”

평균 나이 76세. 네 사람의 연기경력만 합쳐도 무려 207년. 신구(82)와 임현식(73), 박인환(73), 윤덕용 씨(76). 원로배우 4인방이 24일 개봉하는 영화 ‘비밥바룰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인생에 낙이 없던 말년을 지내던 노인들이 각자의 ‘버킷리스트’를 이뤄가며 삶의 새로운 희망을 얻는다는 줄거리. 젊은 배우들로 가득한 극장가에서 보기 드물게 노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제작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 씨는 “노인들만 모여서 수익이 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마음에 쏙 드는 노년 영화를 본 적이 없어요. 이 영화가 출발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나이를 먹어도 50년 전 청춘의 마음으로 사는 배우들도 있습니다. 후속편도 나와야 해요! 하하.”(임 씨)

어느덧 연기 인생에서도 후반부에 접어든 배우들. 이번 촬영을 계기로 남은 삶에 대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삶을 고민하다 보니 ‘죽음’에 대해서는 더 의연해졌다”고 그들은 입을 모았다.

“지금 이 시간이 제일 귀해요. 지금 충실히 살면 그게 과거가 되고, 앞으로의 역사가 될 테지요. 책임감을 느끼며 연기할 뿐 죽음에 대해선 담담해요. 지금처럼 의연하게 가면 돼요.”(신 씨)

“어디선가 죽음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살라고 하는데, 그렇게는 못하겠더라고요. 나이를 일부러 의식을 안 해요. 아주 한창 때보다 몸의 유연성, 정신의 또렷함이 덜하다뿐이지. 대사도 노력하면 다 외워지는데, 뭐! 하하.”(박 씨)

네 배우는 인터뷰 내내 유독 ‘최선’ ‘노력’이란 단어를 많이 썼다. 연기에 대한 열정만 보면 젊은 배우와 마주한 느낌이었다. 임 씨는 “최근에 휠체어를 끌고 다니며 촬영한 적도 있다”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아픔이 싹 잊혀지니 평생 연기하는 게 내 팔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몸이 허락하는 한 연기는 무조건 계속해야죠. 나이가 들면 그냥 열심히만 해서는 안 돼요. 열심히, 그리고 잘해야지. 앞으로도 나이든 사람이 더 열심히 한다는 소리 듣게끔 최선을 다해보렵니다.”(박 씨)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비밥바룰라#신구#임현식#박인환#윤덕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