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北 구제역 발생 쉬쉬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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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 일대 지자체에만 통보… 농식품부 보도자료엔 언급없어
南선발대 이용할 육로와 인접
질본 “北점검단 검역… 이상없어”

정부가 휴전선 인근 북한 일대에 구제역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고 민간인통제선 인근 지방자치단체에 백신 접종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북한의 구제역 발생 사실을 공표하지 않아 평창 겨울올림픽 북한 참가를 의식해 통보를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가 21일 확인한 ‘북한 구제역 발생 관련 백신 접종 계획 알림’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 강원 양구군, 철원군, 인제군 등에 “북한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으니 가축들에 백신을 접종해 사전 예방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내렸다. 해당 지역은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인접한 데다 23일 금강산과 마식령스키장으로 떠날 남측 선발대가 이용할 예정인 동해선 육로와도 가깝다. 최소 5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 대표단에 대한 방역 관리가 시급한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농식품부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근 주변 국가에서 구제역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특별방역기간이 종료되는 5월까지 한층 더 방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변 국가 사례로는 중국과 몽골만 언급됐을 뿐 북한은 거론되지 않았다.

농식품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에서 최근 구제역이 발견돼 방역관리를 당부하면서 백신을 공급했다”고 했다가 뒤늦게 설명을 바꿨다. 그는 “지난해 2월 휴전선 인근 경기 연천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있어 예방 차원에서 백신을 공급했다가 이후 북한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전 9시 8분 입경한 현송월 등 사전점검단을 상대로 검역을 실시했으나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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