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 스톤, ‘할리우드 성범죄’ 질문에 의미심장 ‘미소’…“모든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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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7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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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BS 선데이 모닝 공식 페이스북 채널 영상
사진=CBS 선데이 모닝 공식 페이스북 채널 영상
할리우드 배우 샤론 스톤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검은색 드레스 차림으로 레드카펫 위에 섰다. 할리우드에 만연한 성범죄와 성차별 문제에 대항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드레스였다. 그가 이같은 문제와 관련해 직접 입을 열었다.

샤론 스톤은 지난 14일 현지매체 CBS 선데이 모닝과 인터뷰에서 “내 세대 여배우들은 남자들에게 맞추게끔 배우며 자랐다. 여자들은 종종 남자의 정체성에 맞추다 정작 자신의 정체성은 잃곤 한다. 심지어 입는 옷도 남자들 취향에 맞게 바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으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깨닫기 시작했고, 강하고 가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남성처럼 행동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기자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다”며 “당신은 (할리우드에서) ‘불편함을 느낄만한 상황’에 놓인 적 있느냐”고 물었다. 성범죄 피해 경험에 대해 에둘러 질문한 것이다.

스톤은 이에 한참을 웃었다. 기자가 웃음의 의미를 궁금해 하자 그는 “난 40년 동안이나 이 업계에 있었다. 40년 전 내가 이 업계에 처음 들어왔을 때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나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아무런 보호도 없이 이 곳(할리우드)으로 왔다”며 “난 모든 걸 봤다”고 의미심장하게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부터 할리우드에서는 성범죄 피해자들의 고발 운동이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뉴욕 타임즈가 할리우드 거물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을 최초로 보도한 뒤 할리우드 배우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배우 알리사 밀라노도 소셜미디어에 성범죄 피해를 밝히며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누구든지 ‘미투(Me too·그래 나도 당행어)’란 말로 고백해 달라”고 말하면서 ‘미투’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는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번졌고, 피해자들은 소셜미디어에 ‘Me too’라는 해시태그를 달며 성범죄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제 75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검게 물들였다. 이날 스톤을 포함해 시상식에 참석한 여성 배우들은 검은색 드레스로 자신의 뜻을 드러냈는데, 이는 ‘타임스 업’의 주도로 이뤄졌다. ‘타임스 업’은 배우·프로듀서·작가 등 할리우드에서 일하는 여성들 300여명이 할리우드 내 성범죄와 성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결성한 단체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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